꽉 막힌 정치… 민주, 5자회담 靑제의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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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병헌 “일대일 영수회담 해야”
靑 “형식 얽매이지 않겠다던 말과 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6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5자회담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그리고 여야 원내대표까지 5명이 함께 만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5자회담 형태는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당분간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여야가 같이 국정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누고자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각종 국정 현안이 원내에 많은 만큼 여야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회담을 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대통령도 이미 여러 차례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했었다. 그동안 야당의 반대로 여당 대표와만 회담을 해 아쉬웠는데 이번에 여야가 같이 회담을 제의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3일 대통령과의 일대일 양자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5일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3자회담을 수정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여야의 요청을 받아들여 청와대가 막힌 국정 현안을 풀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즉각 환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시간을 두고 당내외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답변을 내놓겠다”며 공식 입장 발표를 미뤘다. 회담 당사자인 전병헌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현 정국의 문제는 제1야당 대표가 당초 제안한 대로 일대일 여야 영수회담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서로 간의 인식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5자회담의 틀을 깨는 모양새를 만들어 청와대로 공을 다시 던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더니 거부할 명분이 있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일대일 영수회담 제의에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예우 차원에서 김 실장에게 직접 회동 제안 브리핑을 하고 여야 대표에게도 직접 전화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형식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민주당 간에 신경전이 이어지다 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지만 청와대와 야당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이날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일정을 23일까지로 8일 연장하고 청문회도 사흘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고성호·황승택기자 sungho@donga.com
#민주당#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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