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한국탓-말바꾸기… 野의원 야유 부른 ‘뻔뻔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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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서 한일관계 악화 원인 설전… “침략 안했다고 말한적 없다” 물러서

15일 일본 도쿄(東京) 나가타(永田) 정 국회 참의원 제1위원회실. 예산위원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의원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외교, 역사인식,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을 날카롭게 질문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남 탓, 발뺌, 말 바꾸기, 애매모호한 대응으로 일관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오가와 도시오(小川敏夫) 민주당 의원이 한일관계 악화 원인에 대해 묻자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상륙 때문이다. 민주당 정권 때 그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답했다.

오가와 의원이 한일관계 악화 원인이 총리의 발언과 행동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아베 총리는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인접국이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전화 회담도 했다. 나는 양국 관계가 진전되도록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가와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픽 웃고 말았다. 야당 의원석에서 야유도 나왔다. 오가와 의원은 “총리는 뭐든 부인하고 있다. 지금 총리 발언은 계속 해외에 발신되고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은 총리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총리는 질문의 핵심을 피하고 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고노 담화의 본래 의미를 받아들이지 않고 ‘군의 강제 동원 증거는 없다’는 협의의 내용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아베 총리는 “고노 담화는 관방장관 담화다. 아베 내각에서도 관방장관 담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총리가 구체적인 답을 피하자 의원 2명이 사회자인 이시이 하지메(石井一) 예산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를 했다. 그러자 이시이 위원장은 “아베 총리는 가능한 한 스트레이트하게 답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야스쿠니신사에 총리 자격으로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베 총리는 “일반 국민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면 전쟁 때 죽은 가족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시이 위원장의 경고에도 아베 총리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의 ‘침략’을 부정한 데 대해 아베 총리는 “일본이 침략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아베 정권으로서는 전체로 계승해 나간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과거 중-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의 침략을 인정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국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면 정치, 외교 문제로 발전한다.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하며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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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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