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임 4개월된 헌재 재판관을 검찰총장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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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 출신 안창호 재판관 인사검증 동의… 내정설도
법조계 “부적절 처신” 비판

검찰 출신인 안창호 헌법재판소 재판관(56·사법연수원 14기·사진)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 검증에 필요한 신상조회에 동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헌재 재판관이 임기 중 다른 공직으로 옮기기 위해 인사 검증 절차에 동의한 것은 처음이다.

27일 검찰과 법무부 헌재 등에 따르면 안 재판관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천거된 검찰 외부 인사 6,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재산과 병역 등에 대한 신상조회에 동의했다. 법무부는 동의한 인사를 검증한 뒤 결격사유가 없는 후보자들을 이르면 이달 말 열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보고한다.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의 교감을 통해 안 재판관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안 재판관은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헌재 소장으로 재임하던 시기(1994년 9월∼2000년 9월) 약 2년간(1997년 8월∼1999년 6월) 헌재 파견 연구관으로 재직하며 김 후보자에게서 두터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안 재판관이 신상조회에 동의한 사실에 술렁이고 있다. 최고 헌법 해석기관의 현직 재판관이 수사기관의 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3권 분립을 규정한 헌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법원장급 판사는 “헌재 재판관처럼 명예로운 자리를 다른 공직을 위해 포기한다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행정부처인 법무부 지휘를 받는 검찰총장 자리를 위해 헌재 재판관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건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안 재판관은 지난해 8월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지난해 9월 20일 헌재 재판관 취임식에서 “개인 목적 달성을 위한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헌법적 가치 구현을 통해 국민을 섬기라는 소명을 받은 자리라고 생각하고 일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전지성·최예나 기자 verso@donga.com
#헌재 재판관#검찰총장#안창호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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