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수위에선]소통 변신 윤창중… 착한 남자 강석훈… 샤이 보이 진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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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취재진 사이에선 인수위 핵심인사 3명의 대비되는 행보가 화제다.

‘밀봉 인선 발표’ ‘인수위 단독기자’ 등 지나친 보안 강조 때문에 한때 기자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불렸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적극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브리핑에 앞서 먼저 기자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하고, 수시로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고 애쓴다. 금주 들어서는 기자들과 개별적인 식사 자리까지 갖기 시작했다.

그는 16일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하다가 “커피 한잔하자”며 50여 명에 이르는 취재진을 매점으로 이끌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진행한 즉석 간담회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부드러웠다. ‘커피 브리핑’은 17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백악관 기자들이 대통령과 얘기할 때 한 손에 머그잔을 들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불통 이미지 때문에 얼어붙었던 언론과의 관계를 푸는 열쇠로 따뜻한 커피를 선택한 셈이다.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일’로 잔잔한 감동을 줬다. 며칠 전 인수위 기자실에는 귤 수십 상자가 배달됐다. 보낸 이는 ‘인수위원 일동’으로 돼 있었다. 기자들은 인수위 차원에서 보낸 걸로 생각했으나 실상은 강 위원이 사비를 털어 마련한 것이었다. 혼자 생색내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겸연쩍어 인수위원 공동으로 보냈다는 후문이다.

정부조직 개편이란 중대한 임무를 맡은 그에게는 취재진의 연락이 쏟아진다. 그는 무작정 집 앞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을 뿌리치기 일쑤였다. ‘받지 않는 전화를 끝없이 돌려야 하는 제 신세도 이해해 달라’는 기자들의 간절한 문자도 애써 모른 척해야 했다. 그는 그 미안한 마음을 ‘익명의 귤’로 표현한 것이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너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당과 취재진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3선 의원이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까지 맡았던 그에게 인수위 안팎에서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인수위가 불통 논란에 휘말리며 삐걱대는 동안에도 그의 존재감은 찾을 수 없었다. 업무보고 내용에 대해 일절 브리핑하지 않겠다는 ‘NO 브리핑’ 논란으로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고서야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각 부처의 업무보고 제목만을 나열하고, 취재진의 질의에 “내가 해당 분과위에 안 들어가서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해 실망감을 줬다.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과정에서도 당과 인수위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샤이 보이(shy boy)’의 반전 아이템은 무엇일까.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윤창중#강석훈#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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