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대선 D-19]安은 요지부동… 공세 표적 오락가락… 文, 초반 고난의 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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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과 3~5%P 격차 평행선 왜?

‘배춧잎 왕관’ 쓴 文 29일 전남 여수시 서교동 서시장을 방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한 상인이 “대선에서 꼭 승리하라”며 배춧잎을 왕관처럼 머리에 씌워주고 있다. 여수=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배춧잎 왕관’ 쓴 文 29일 전남 여수시 서교동 서시장을 방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한 상인이 “대선에서 꼭 승리하라”며 배춧잎을 왕관처럼 머리에 씌워주고 있다. 여수=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진영이 초반 선거전에서 고전하는 양상이다.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는 움직이지 않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실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3∼5%포인트 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9일 “세대별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7, 8%포인트까지 뒤진다. 이래서는 따라잡기 어렵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단일화가 ‘안철수 사퇴’를 통해 이뤄지면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데다, 안 전 후보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빚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선거전을 이끌어나가는 ‘구도의 게임’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가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문 후보에 대해 “실패한 노무현 정권 시즌2”라고 낙인찍고 있는 데 반해 문 후보 진영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전 첫날인 27일 부산 유세에서 박 후보를 향해 “유신독재 세력의 대표”라고 했다가 다음 날부터는 ‘이명박근혜 공동책임론’을 강조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애초엔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갖다 붙이려 했지만 박정희 시대에 대한 기억 자체가 없는 젊은층에도, 박정희 향수가 강한 50대 이상 계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후보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둔 전략을 베끼다시피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속수무책이다. 박 후보는 플래카드 등에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세우며 초선 국회의원 7개월 차인 문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997년 DJ가 사용했던 구호 ‘준비된 대통령’에 ‘여성’만 더한 것이다. 박 후보가 충청을 기반으로 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와 손을 잡은 것도 1997년 DJ가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와 ‘DJP연대’를 이룬 것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박 후보가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 등 한때 적진에 있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국민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중도·중산층을 강조하는 것도 DJ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미치고 환장하겠다”고 했다. ‘리틀 DJ’라 불린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첫 TV 광고 직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된 ‘귀족 의자’ 논란도 문 후보 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의자 값 논란에 ‘서민 대 귀족’의 대립각이 묻혀버렸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억 원 피부과’ 논란에 휘말려 선거 내내 허우적댄 것이 떠오른다”고 걱정했다. 하필 지난해 나 후보에 대한 주전 공격수였던 우상호 공보단장이 이번 의자 논란에서 “새누리당은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며 문 후보를 최전선에서 방어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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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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