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北 연평도 포격도발 2년]“트라우마 극복 이젠 어엿한 대학생 됐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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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평고 2, 3학년 11명 모두 진학… 올해도 6명 합격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2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자전거를 탄 연평초등학교 어린이가 퍼즐 모양의 그림 위에 ‘I ♥ 연평도’라고 쓰인 담벼락을 지나고 있다. 연평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2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자전거를 탄 연평초등학교 어린이가 퍼즐 모양의 그림 위에 ‘I ♥ 연평도’라고 쓰인 담벼락을 지나고 있다. 연평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년 전 북한의 포격 도발을 경험하며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렸던 당시 연평고 학생들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됐거나 입학을 앞두고 있다. 당시 2, 3학년에 다니던 11명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농어촌 특별전형이나 서해 5도 특례입학 전형 등을 통해 모두 대학에 진학했다. 1학년생이던 9명은 올해 수능시험을 본 뒤 6명이 대학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은 상태다.

정부와 옹진군은 그동안 정신과 전문의 등을 정기적으로 연평도에 보내 이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에 대한 심리검사와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 덕에 학생들은 웃음을 되찾아가고 있다. 올해 3월 동국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김소현 씨(19·여)는 “언제까지 악몽에 시달리며 살아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남북한이 신뢰관계를 만들어 다시는 도발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 고향인 연평도에서 노인을 위해 봉사할 계획이다.

아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북한과 서해 5도에 관련된 뉴스를 들을 때면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이 떠올라 힘들어하는 것이다. 올해 수시모집을 통해 중앙대에 합격한 이승철 군(18·연평고 3년)은 “해마다 이맘때면 북한의 포격으로 마을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시꺼먼 연기가 피어오르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2년이 흐른 지금도 그날의 충격과 공포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2월부터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포격 도발의 참상을 겪은 연평도와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한 백령도 등에서 살다가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인 ‘옹진장학관’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김민애 씨(23·여)는 “연평도에 영구적인 평화가 찾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숙명여대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어린이들의 심리치료 과정을 연구한 석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채널A 영상] 뻔뻔한 北…‘연평도 포격’ 왜곡 교육 영상 단독 입수

▲ 동영상 = 북 포격 후 연평 주민 오히려 증가 왜?

#연평도#옹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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