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단일화 첫 액션… 安에 “정치혁신위 만들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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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엔 조국교수 제의… 安측 “각자 노력할 때” 거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14일 야권 단일화의 첫걸음으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을 정식 제안했다. 단일화에 대비해 양측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여온 가운데 문 후보 측에서 첫 액션플랜이 나온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일단 완곡한 거절 의사를 밝히며 단일화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14일 “서울대 조국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하자”며 “양측이 반반씩 같은 수의 위원을 추천하자”고 제의했다. 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최근 조 교수가 제안한 3단계 방안이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 방안이라 생각하고 이를 수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조 교수는 11일 3단계 단일화 방안으로 ‘정치혁신위 공동 구성→공동 정강정책 수립→세력관계 조율’을 제시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위원장은 합의 추천하자”고 한 조 교수의 제안에서 한발 나아가 조 교수를 위원장으로 추천했다. 진 대변인은 “단일화 전제 없이 정치혁신을 위한 공동의 실천방안으로 정치혁신위를 구성해도 좋다”고도 했다.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에 거리를 두어온 점을 감안한 것이다.

문 후보는 13일 대학생 간담회에선 “안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서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개혁 세력으로서 힘을 합치려면 하나의 정당 속에 같이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단일화의 전제로 안 후보에게 입당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안 후보가 입당할 경우 “후보로서 갖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잇단 공격적 제안은 정치개혁을 고리로 안 후보 측과 공동작업을 해나가면서 단일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은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에 일단 거부 입장을 나타냈다. 안 후보는 14일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못 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유민영 대변인은 “정책을 합의하자는 것이라면 세 후보가 만나야 하고 그래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킬 수 있는 정책을 합의할 수 있다”며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라면 각자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때다. 이를 위한 노력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 입당 요구’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하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 文 “安 입당하면 후보 기득권 내려놓겠다”… 安측 “좋은 제안이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 ▼

그러나 안 후보 측이 단일화에 문을 닫았다기보다는 아직 무당파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다질 때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지층의 충성도를 충분히 높이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협의에 나설 경우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하고 본격적인 단일화 경쟁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안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도 “좋은 제안이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 정치혁신위원회를 처음 제안한 조 교수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문 후보 측의 제안에 대해 “문 후보 측과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 위원장직 제안에 대한 답변도 나중에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13일엔 트위터에 ‘안 후보가 계속 독자행보를 하면서도 정당 혁신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같이 논의하면 좋겠다. 그 경우 물론 나도 일조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민주당은 정치혁신위원회 공동 구성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원래 계획대로 이르면 18일 캠프 내 ‘새로운 정치위원회’를 출범시켜 자체적인 정치쇄신 프로그램 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문 캠프 관계자는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새로운 정치위원회’의 위원 인선도 마무리됐고 위원장만 결정되면 언제든 위원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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