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약발 뚝… 野性 회복… 충청, 대선 흔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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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견고하던 지지세 약화… 朴 충북-文 충남-安 대전 ‘분할’

한가위 민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강한 경고음을 보낸 곳은 뜻밖에도 충청지역이었다. 대구·경북(TK), 강원과 함께 박 후보를 떠받쳐온 충청이 흔들리자 새누리당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당내에선 박 후보의 ‘세종시 원안 고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1992년 대선 이래 충청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당선된 예가 없다. 충청의 흔들림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새로운 대선 지형을 만들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아일보가 2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충청에서 박 후보는 양자 대결 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1.4%포인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1.6%포인트 앞섰다. 모두 오차범위 내 혼전이었다. 같은 날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격차는 2.3%포인트, 안 후보와의 격차는 6.5%포인트에 그쳤다.

본보 조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박 후보는 충북에서 두 후보를 모두 크게 앞섰다. 반면 대전에선 안 후보가, 충남에선 문 후보가 박 후보를 따돌렸다. ‘대전 안철수, 충북 박근혜, 충남 문재인’이라는 충청 특유의 절묘한 삼각 분할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특히 세종시 권역인 충남에서 문 후보의 선전은 세종시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충청 민심의 요동은 우선 야권 후보가 떠오르기 전까지 박 후보를 일방적으로 밀어줬지만 야권 후보가 확정되자 본격적인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통의 발달로 수도권과 한층 가까워진 충청지역이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수도권의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박근혜 피로감’이 겹쳐 박 후보의 지지율이 빠졌다는 설명이다.

원래 충청지역의 야권 성향이 만만치 않은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4·11총선 당시 박 후보가 전면에 나섰음에도 이 지역 비례대표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37.9%로 민주당(33.3%)과 4.6%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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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충청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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