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후보 제외하고 지도부 모두 물러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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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4시간 40분 의총… ‘2선 퇴진론’ 쏟아져

4시간 40분 동안 약 30명의 의원이 발언할 정도로 뜨겁게 달궈진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친박 2선 퇴진론과 당 지도부 퇴진론이 뒤엉켜 터져 나왔다. 박근혜 대선후보 측근들 사이에서조차 “새 판을 짜 반전의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 퍼지고 있어 어디까지 퇴진의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당 지도부 퇴진론

발언자 중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의 2선 퇴진론을 요청한 의원은 7명이었다.

먼저 불을 댕긴 이는 유승민 의원이었다. 친박 3선인 유 의원은 “대구에서조차 40대 10명이 모이면 5명은 야권 후보 지지자들인데 다른 지역은 오죽하겠냐”라며 “당이 변화를 시작하려면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저를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도 취소하고 대표와 원내대표, 선대위 의장단과 부위원장단, 본부장까지 모두 후보에게 프리핸드를 주고 (후보는) 백지상태에서 모두 바꿔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이를 박 후보에게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후보를 제외하고 다 물러나라’는 것이다.

수도권 소장파인 재선의 김성태 의원은 “황우여 대표는 박근혜 후보가 선출되던 날 사표를 던지면서 후보를 가볍게 해줘야 했는데 실기했다”며 “지금이라도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황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친박 핵심이라고 불리는 윤상현 의원도 “후보 혼자 동분서주하는데 후보를 받쳐줘야 하는 지도부는 후보에게 무임승차하고 있고, 동력을 살리는 (당내) 엔진의 불은 꺼져 있다”고 당 지도부 사퇴 의견을 냈다.

정책위의장과 국민행복추진위원단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영 의원과 충청 지역 초선 의원인 이장우, 김태흠 의원도 당 지도부 2선 퇴진론을 주장했다.

○ 당 지도부는 사퇴 거부했지만…

황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사람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에 황우여가 바뀌면 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한구 원내대표도 “당 지도부 누구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자꾸 대책 없이 (지도부 사퇴) 말하면 밖에서 이용하기만 좋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을 방문한 뒤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내일 모레 선거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서 선거를 치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일단 퇴진론에 부정적인 뜻을 비쳤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미 둑이 터진 만큼 그냥 덮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퇴진의 대상은 황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3인방과 측근의 상징인 최경환 후보비서실장으로 모이고 있다. 실제 최 실장은 최근 박 후보에게 사퇴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주변에서는 이번 기회에 당 지도부도 교체해 외부에서 영입한 참신한 인사들과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황 대표까지는 건드리기 힘들지 몰라도 이 원내대표, 서 사무총장, 최 실장 등 친박 출신의 당 지도부와 측근들은 퇴진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 공동대표와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상증 목사가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새누리당#퇴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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