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정부 인사에 친이-복박까지… 박근혜 첫 인선도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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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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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대선 준비기구 진용 갖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7일 주요 대선 준비 기구의 인선을 했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파격적인 국민대통합 행보를 해온 박 후보의 첫 인선도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이 많았다. 전 정권 인사나 그동안 박 후보와 거리가 있던 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박 후보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진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엔 안대희 전 대법관이 기용됐다. 안 위원장은 ‘2002년 대선 자금’ 수사를 맡은 인물로 노무현 정부에서 대법관에 임명된 만큼 경력으로만 보면 야권에 가까운 인사로 볼 수도 있다. 정치쇄신특위에는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정옥임 전 의원과 중립성향의 박민식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예상대로 김종인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맡았으며, 부위원장에는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문 부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난 교육 전문가다. 정치 참여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행복특위의 다른 부위원장에는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인 진영 의원을 임명했다. 진 의원은 박 후보의 비서실장 출신이지만 18대 국회 당시 “나는 더이상 친박(친박근혜)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그동안 친박 진영과 소원했다. 이런 진 의원의 기용도 당내 화합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대희 위원장과 절친한 사이인 진 의원은 최근 정책위의장 사퇴를 고집하며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였으나 이번 인선으로 자연스럽게 당무에도 복귀하게 됐다.

행복특위와 정치쇄신특위는 다음 달 23일경 선대위가 정식으로 출범해도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안 위원장은 3명 정도로 예상되는 선대위원장들과 함께 박근혜 캠프의 간판으로 대선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구성 전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하며 대선 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대선기획단장은 중립 성향의 4선인 이주영 의원이 맡게 됐다. 기획단장 물망에 올랐던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은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경선캠프 총괄기획단장에 이어 본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이 기획단장과 최 비서실장은 서병수 당 사무총장과 함께 선거 준비 실무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측근인 이학재 비서실장은 부실장으로 옮겨 지금처럼 박 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수행과 일정 조율을 맡을 예정이다. 중립성향의 권영진 전 의원은 기획단에서 선거전략을 구상하고, 전하진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담당하며, 김상민 의원은 2030과의 소통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단에는 직능 분야를 맡을 유정복 의원만이 남고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은 빠졌다.

최근 소통을 중시하는 박 후보는 예정에 없던 후보 직속의 공보단을 신설해 방송기자 출신의 김병호 전 의원을 임명했다. 공보단은 박 후보에 대한 홍보를 총괄하면서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응 전략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보단이 방송기자 출신 위주로 짜여진 데다 면면이 참신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선대위가 출범할 때는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국방위원장 등 이번에 거론됐지만 인선에 포함되지 않은 당내 인사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이재오, 정몽준 의원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26일 오후 이 의원과 정 의원에게 ‘어디든 찾아갈 테니 27일 오후 만나자’는 뜻을 측근을 통해 전달했다”며 “정 의원은 일정이 맞지 않았고 이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조만간 다시 연락해 이들과 만날 계획이다. 박 후보는 28일 박정희 대통령 시절 노동운동가의 상징인 전태일 재단을 방문해 통합 행보를 계속한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대선 준비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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