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새누리 대선후보 박근혜]朴 “우리 주권-안위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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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선 레이스 스타트

손 맞잡은 승자와 패자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의원이 경선 후보들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박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후보들 뒤의 대형 걸개그림은 새누리당의 부탁을 받은 
신흥우 화백이 2개월에 걸쳐 작업한 것으로, 다양한 모습의 교향악단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을 형상화했다. 그림 제목은 ‘함께’. 고양=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손 맞잡은 승자와 패자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의원이 경선 후보들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박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후보들 뒤의 대형 걸개그림은 새누리당의 부탁을 받은 신흥우 화백이 2개월에 걸쳐 작업한 것으로, 다양한 모습의 교향악단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을 형상화했다. 그림 제목은 ‘함께’. 고양=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꼭 5년 만이다. 처음으로 대선 도전에 나섰던 2007년 8월 20일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간발의 차로 패배한 후 의연한 승복연설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차기를 기약했던 박근혜 후보가 이번에는 손쉽게 본선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경선이 곧 본선’으로 불릴 정도였던 5년 전 대선구도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박 후보는 남은 4개월 동안 힘겨운 본선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도 2007년 이후 4년 넘게 이어져온 ‘박근혜 대세론’이 지난해 정치권 밖에서 등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허물어진 상황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20∼40대의 폭발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안 원장을 꺾기 위해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강력한 주문이다.

○ ‘산업화-민주화 넘는 제3의 변화’…‘주권 훼손 용납 않을 것’

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새로운 제3의 변화로 국민행복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화 시대의 성장 패러다임, 민주화 시대의 분배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제3의 변화로 국민행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을 원스톱·맞춤형으로 서비스하는 ‘친절한 정부’로의 변화와 정책 결정 과정에 국민의 참여 제도화를 약속했다. ‘5000만 국민행복 플랜’ 수립을 위해 각계 전문가와 국민대표로 국민행복추진위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에서도 대선 핵심 공약의 하나인 ‘경제민주화의 마스터플랜을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의 동북아 안보상황에 대해선 “북한의 도발과 핵위협, 영토 갈등과 동북아 질서의 재편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면서도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독도는 한국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이 그것을 인정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일본을 방문했을 때 외신기자클럽 인터뷰에서 답했다. 일본에서 역사 인식을 바르게 갖도록 촉구하고 노력을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100% 대한민국’의 숙제

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100%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5000만 국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경선 투표에서 지역별 한계를 드러냈다.

경북의 투표율이 66.7%로 가장 높았고, 대구는 55.1%로 제주(56.2%)에 이어 3위로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이 유독 높은 투표 열기를 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의 투표율은 서울이 40.5%, 경기가 35.1%에 그쳤다.

박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큰길에 모든 분이 기꺼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저부터 대화합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이라면 그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5·16과 유신,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등 과거사에 대해선 “우리 정치권이 미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민생을 제쳐두고 그 문제를 갖고 싸우고,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설적으로 가면 좋겠다”며 선을 그었다.

○ 당과 자신의 변화 동시에 이끌어내야

박 후보는 21일 오전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당의 대선 후보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최고위원회의 등 주요 회의도 박 후보가 주재한다. 2004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과감한 쇄신으로 당의 모습을 바꿔 당을 위기에서 구했던 그로서는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서게 된 이번엔 자신의 변화된 모습까지 보여줘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진정한 개혁은 나로부터,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도 “사람은 미래지향적으로 변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닌가. 내가 바꿀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패와 비리에 어느 누가 연루돼 있다고 해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과감히 털고 가겠다”,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다”고도 했다. 특히 4·11총선 공천비리 의혹에 대해 “의혹이 생긴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당내에 정치쇄신특별기구를 구성해 공천시스템 등 일대 혁신책을 만들고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가 당과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40일 정도 남은 추석 연휴까지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영상=영어 연설하는 어린시절의 박근혜
#박근혜#대선후보#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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