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 너무 작아… 국회에 크게 세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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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위안부 결의안 주도 팔레오마바에가-혼다 의원 경기 광주 ‘나눔의 집’ 방문

“지금 세워져 있는 위안부 소녀상은 너무 작아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치욕적이다. 한국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국회에 더 큰 추모상을 세워야 한다.”

20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 광주시의 ‘나눔의 집’ 거실. 과일을 사들고 할머니들을 방문한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미국 하원의원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동석했던 새누리당 이한성, 노철래 의원에게도 “정부의 위안부 추모상 건립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원해 달라”며 국회의 당당한 대응을 주문했다.

팔레오마바에가 의원은 2007년 마이클 혼다 의원과 함께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규탄 결의안 통과 및 관련 청문회 개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두 의원은 방한할 때마다 ‘나눔의 집’에 들러 할머니들과 만나는 일정을 빼놓지 않는다.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 5주년을 맞아 한국GPF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이들은 이번에도 “주요 정치인들과의 면담 일정을 놓치더라도 할머니들은 꼭 만나겠다”고 했다고 한다.

팔레오마바에가 의원은 미국에서 ‘위안부(comfort woman)’와 ‘성노예(sex slave)’가 혼용돼 쓰이는 것에 대해 “위안부라고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성노예가 맞다”고 강조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있는데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날 ‘나눔의 집’을 함께 방문한 혼다 의원은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미국 내) 위안부 기림비 철거 요구는 용서할 수 없다”며 “앞으로 미 전역에서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알리고 그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처럼 내리는 비가 강물이 되어 바다로 가듯 위안부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의원을 만난 이용수 할머니(83)는 미 하원의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했던 때를 회고하며 “의원님들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PF재단 관계자는 “숙연한 분위기였다. 진심이 느껴지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채널A 영상] 美 혼다 의원 “日, ‘위안부 문제’ 미국엔 사과하면서…”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위안부#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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