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이 아프다… 文도 아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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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風시련-집중표적 닮은꼴

유력 대선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이 당 안팎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면서 동병상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 출간과 예능방송 출연으로 다시 ‘안풍(安風)’이 점화되면서 두 의원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내 경쟁자들을 압도했던 대세론이 안 원장의 등장으로 복병을 만난 것. 안 원장의 방송 출연 이후 박 의원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은 물론이고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다자구도에서조차 안 원장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원 역시 ‘날개 없는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의 일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23일 14.5%였던 문 의원의 지지율은 안 원장의 방송 출연 다음 날인 24일 10.0%까지 떨어지더니 26일엔 심리적 마지노선인 10%대가 붕괴됐고 27일엔 7.4%로 떨어졌다.

당내에선 박, 문 의원 모두 경쟁자들의 집중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은 ‘박근혜 필패론’을 들고 나왔다. 불통의 리더십, 역사의식 부재, 친인척 문제 등 박 의원을 겨냥한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만사올통(모든 것은 올케로 통한다)’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강공을 퍼붓는다. 민주당에선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연일 ‘참여정부 실패론’ ‘문재인 필패론’으로 문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문 의원으로는 박 의원은커녕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서조차 이길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박, 문 의원은 경선이 아닌 본선까지 고려해야 하는 탓에 당내 경쟁후보들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속앓이가 더 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의원은 경선 초반 의도치 않은 ‘헛발질’로 표심을 잃기도 했다. 박 의원은 “5·16은 아버지(박정희)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발언으로 비박 후보들은 물론이고 야권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문 의원은 15일 ‘대한민국 남자’라는 자신의 대통령상(PI·Presidental Identity)을 발표했다가 누리꾼과 여성계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불과 닷새 만에 폐기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도 비슷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9일 “5·16 발언에서 보듯 박 의원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친노 세력에 의지하는 문 의원은 ‘노무현 아바타’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두 의원 모두 전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박근혜-문재인#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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