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돌직구녀’, 구당권파 이상규에 “말 돌리지 말고…종북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3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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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 토론'에 등장한 이른바 '100분토론 돌직구녀'가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며 이상규 의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고 뉴스엔이 보도했다.

'100분토론 돌직구녀'는 22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통합진보당, 어디로 Ⅱ'에서 구 당권파 이상규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정확한 답변을 요구한 시민논객을 지칭하는 말.

뉴스엔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방송에서 이른바 '100분토론 돌직구녀'는 토론 말미 시민논객 질문 시간에 "부정 부실 선거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데 약간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갈 부분인 것 같아 질문드린다"며 이상규 당선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100분토론 돌직구녀'는 "당권파의 종북주의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또 일련의 통진당 사태 근본적 원인 중 하나가 당권파의 종북주의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며 "북한 인권이나 3대 세습, 북핵과 같은 주요 사안에 대해서 이상규 당선자의 정확한 입장을 들려달라. '종북보다 종미가 문제다' 이런 식의 말돌리기가 아닌 정확한 입장 표명해 달라"고 야구의 '돌직구'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상규 당선자는 "먼저 종북이라고 하는 말이 횡행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에 남북의 대치가 벼랑 끝까지 갔던 색깔론이 계속 재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유감이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계속 불거지고 제기됐었다"며 "사실 여전히 남아있는 사상검증, 그리고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질문과 프레임 자체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상규 당선자는 "평양을 간 적이 있다. 직접 (북한을)가본 느낌은 회색빛이었다. 콘크리트가 색칠을 하지 않아 회색빛이었다. 남쪽에서 쭉 살아오며 진보운동을 해온 내가 보기에 충격적이었다. 술의 경우에도 술은 참 좋은데 옆으로 기울이거나 거꾸로 들면 병뚜껑 기술이 정교하지 못해 기울이면 샌다"며 "있는 그대로 (북한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포애적 관점, 통일의 상대방으로서 협력과 교류해야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초 속에서 비판할 것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답변에 대해 '100분토론 돌직구녀'는 이상규 당선자의 말을 끊으며 "죄송하다. 지금 말을 돌리고 계신 것 같은데 좀더 정확한 입장을 말해달라"고 다시 한 번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상규 당선자가 같은 답변을 반복하자 이날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한가지 지적하고 싶다. 한 사람에 대해서 '당신 주사파냐'고 묻는 것은 실례다. 우리나라는 양심의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중권 교수는 "하지만 의원이라면, 자기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대변해야 한다. 유권자가 그 사람이 누군지를 모르는데 그 앞에서 양심의 자유를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공직에 나오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진중권 교수는 "유권자에게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을 분명하게, 뚜렷하게 밝혀야 하고 그 사람들을 대변해야 하는데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공직을 맡아선 안되는거다"고 말했다.

이상규 당선자가 "그 말씀이야말로 위험한 것 같다"며 반박하려 하자, 진중권 교수는 "왜요? 예컨데 국민들이 한 사람의 사상에 대해 의구심이 있는데 그 사람은 아무 얘기도 안한다. 그런데 왜 표를 달라고 하나? 만약 내가 표를 줬는데 그 사람이 가서…(내 생각과 다른 정책을 펴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재반박했다.

이같은 토론이 계속되자 사회자인 신동호 아나운서는 "시민 유권자가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답변을 유보하겠느냐"고 이상규 당선자에게 질문했다.

이상규 당선자는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과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를 평화적으로 끌고갈 것인지 악화적으로 끌고 갈 것인지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이므로 질문 자체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100분토론 돌직구녀'는 이같은 이상규 당선자의 답변에 대해 "유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답변을 요구했다.

이상규 당선자는 답변을 유보했고 신동호 아나운서는 다시 한 번 "지금 당장은 질문을 유보하겠다는 말이냐"고 물었다. 이상규 당선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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