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기 사람 심으려 규정 고친 郭… 이번엔 내부서 뽑으려 또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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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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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직후 만든 개방형직위 내부인사 가능케 문구 수정
일부 “코드인사하더니…”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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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2년 전에 개방형 직위로 바꿨던 공보담당관을 다시 내부에서 고르기 위해 규칙을 바꾸기로 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고 인사규정을 편의적으로 고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곧 입법예고된다. 2010년 8월 개방형 직위로 바꾼 공보담당관을 이전처럼 교육감이 내부 인사 중에서도 임명할 수 있게 바꾸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은 지난주 조신 공보담당관이 계약기간을 8개월 앞두고 사표를 내자 이 규칙을 급하게 바꾸기로 했다. 조 공보담당관은 곽 교육감이 개방형 직위로 바꾸면서 뽑았던 국정홍보처 홍보관리관 출신의 진보성향 인물이다.

▶본보 8일자 A13면 곽 떠나는 ‘곽의 남자’


조 공보담당관이 물러나자 곽 교육감은 후임으로 내부 인사(지방서기관)를 임명하려 했다. 개방형 직위로 공개 모집하려면 공고와 서류(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면접 심사까지 최소 45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보담당관이 개방형 직위로 바뀐 상태라 내부 인사를 임명하더라도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우리 직원을 임명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 “임명 전까지 (공보담당관의) 업무 공백이 길어진다” 등의 우려가 나왔다. 이에 시교육청은 ‘공보담당관은 개방형 직위로서…’로 시작하던 조항을 ‘공보담당관은 지방서기관으로 보하거나 개방형 직위로서…’라고 바꾸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부 인사를 임명할 때도 동일한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검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규칙을 재개정하면 공보담당관을 개방형 직위로 바꾼 취지도 살리면서 교육감이 임명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일각에서는 교육감이 코드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사규정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고친 것이 문제라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진보성향 인사를 앉히려 규칙을 개정하다 보니 내부인사를 발탁할 때의 상황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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