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석 얻어 제1당 될 것” 한나라 총선 전망은 ‘희망사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본보 설 민심 여론조사를 통해 본 ‘4·11 판세’

한나라당의 4·11총선 전략이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26, 27일과 이달 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이 한나라당과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한 달간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때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도 한나라당에 부정적인 민심의 물길을 되돌리기엔 힘이 부친다는 얘기다.

○ 135석 꿈꾸는 한나라당

박 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최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한나라당의 총선 목표는 135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135석은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 수도권 전체 의석 111석 중 30석, 영남권 전체 의석 68석 중 55석, 충청·강원권 전체 의석 32석 중 10석, 여기에 비례대표 20석을 합하면 115석이 된다. 이는 한나라당이 얻을 수 있는 최소 의석이라는 설명이다.

[채널A 영상] “공천심사 반영하겠다” 한나라 의원들 SNS 벼락치기

여기에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근혜의 힘’으로 박빙 지역에서 20석 정도는 더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135석을 얻어 민주통합당의 의석수를 조금 앞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수치는 ‘차떼기당’이란 오명 속에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결과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수도권 33석을 포함해 지역구에서 100석, 비례대표에서 21석 등 모두 121석을 차지했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핵심 당직자는 “이번 총선에서 135∼140석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이 충청권을 집중 공략하고 참신한 인물을 많이 내세우면 140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컨설팅업체인 P&C가 지난 세 번(16, 17, 18대)의 총선과 2010년 6·2지방선거 투표 결과를 토대로 실시한 4·11총선 시뮬레이션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P&C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134석 △민주통합당 등 야권 154석 △자유선진당 14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 장밋빛 환상?

하지만 한나라당 목표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충청 표심의 변화다.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을 짊어진 이후 오히려 충청지역에서 보수정당(한나라당+자유선진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4·11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한 달 전 보수정당 지지율은 39.7%였다. 진보정당(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지지율(20.2%)보다 19.5%포인트나 높았다. 하지만 지지율이 한 달 새 역전됐다. 진보정당 지지율이 31.4%로 수직상승한 반면 보수정당 지지율은 24.4%로 급락했다.

PK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부산에서 ‘문성길 트리오(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가 낙동강 전선에 깃발을 꽂은 이후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지지율이 점점 좁혀지는 형국이다. 한 달 전 보수정당의 지지율이 진보정당보다 13.5%포인트 높았으나 그 격차는 한 달 새 7.6%포인트로 좁혀졌다.

수도권의 민심도 한나라당에 우호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 달 전 서울에서 보수정당 지지율은 진보정당에 0.6%포인트 밀렸다. 하지만 이달 24일 조사에선 진보정당과의 격차가 2.6%포인트 차로 좀 더 벌어졌다. 인천·경기는 더 어렵다. 보수정당 지지율은 4.5%포인트 빠진 반면 진보정당 지지율은 3.1%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진보정당 지지율이 보수정당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이 낙동강 전선에서 밀리고, 수도권에서 참패한다면 ‘미니멈 성적표’인 115석도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권은 단일화하고 여권은 계속 분열한다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