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6세 비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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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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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과외 봉사 이준석씨 당 외부인사로 깜짝 위촉친박 배제 중립인사 인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의 인선이 드러났다. 합리적 보수주의자가 주축을 이룬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보다는 중립적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6세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는 대학생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탄생시킨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사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27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 인선안을 확정한다.

26일 한나라당 핵심 인사들에 따르면 김종인 전 의원(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김 전 의원은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중소기업과 복지·분배를 중시해 박 비대위원장과 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가 노태우 정부 시절 경제수석과 보사부 장관을 역임하고,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는 등 소속 정당을 바꾼 경력을 들어 한나라당 쇄신의 적임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2070 전세대 아울러… 경영-복지 전문가 포진 ▼

또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꼽히는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경영전략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다. 최근 박 비대위원장이 경영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면담했을 때 배석했다. 2008년에는 문예지 ‘서울문학인’ 창간호 공모전 소설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해 소설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이상돈 교수는 2008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주도한 ‘자유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여성인 이양희 교수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아동복지 분야 전문가다.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기도 하다.

박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11명의 비대위원 중 외부인사가 6명이나 되고 개혁성향의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소속 쇄신파 의원 2명도 포함됐으나 친박계 의원은 배제됐다. 비대위원 11명을 연령별로 보면 70대 1명, 60대 4명, 50대 4명, 30대 1명, 20대 1명이다. 70대 노(老)정치인부터 20대 벤처기업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진용을 갖춘 셈이다.

비대위원 내정자 중 최고의 화제 인사는 이준석 대표다. 그가 세운 ‘배나사’는 2007년 5월 당시 미 하버드대 졸업을 앞둔 이 대표가 모교인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우리가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하고 동문 7명이 동참해 탄생했다.

서울 용산구청의 도움으로 중학교 교실 한 칸을 빌려서 봉사자들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수학·과학을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했고 수강 희망자가 늘어나 현재는 학생 300여 명이 도움을 받고 있다. 봉사자도 늘어나 ‘배나사’의 활동영역은 마포, 금천, 구로구와 경기 고양시, 대전 유성구까지 확대돼 현재 8개 교육장에서 400여 명의 봉사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올 초 창업한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의 대표로서 낮에는 회사일을 하고 야간엔 무료과외 봉사활동을 한다. 20대 젊은층과의 소통, 나눔 지원 차원에서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 실무 전문가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이사도 비대위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이사는 인하대 재학 시절인 1983년 국내 1호 대학생 벤처기업인 비트컴퓨터를 세웠다. 2005년부터 2년간 벤처기업협회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는 코스닥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원내 인사로는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함께 초선의 주광덕, 김세연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에는 재선의 권경석 의원과 진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비대위원과 당직 인선안을 발표할지 말지를 놓고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었다. 이날 당 대변인에 내정된 황영철 의원은 오후 2시경 국회 기자실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에 박 비대위원장이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 주요 당직 인선안과 관련해 연락을 하기로 했다. 오후 5시쯤 (이혜훈)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인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가 오후 5시경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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