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총선 불출마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1일 15시 59분


코멘트

"黨 쇄신ㆍ화합에 작은 밑거름 되고자 한다"
"보조관 불미스런 일 사과"…`불출마 도미노' 도화선

이상득(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의원이 11일 내년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8년 8월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 자원외교에만 전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지금 우리 한나라당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평생을 한 정당에 몸바쳐 당3역과 최고위원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은 나에게 가족이자 생명과 같은 존재로 그런 우리 당이 지금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단합만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4년 탄핵정국 때는 당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철저히 반성하며 천막당사로 이사하고 진심 어린 노력으로 단합한 결과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온갖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면서 올바른 몸가짐을 가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면서 "다시 한 번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에 관해서는 긴 설명보다 옛말의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失·하늘이 친 그물은 눈이 성기지만 그래도 굉장히 넓어서 악인에게 벌을 주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글로 제 심정을 밝혀 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8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이 의원은 그간 당내 소장·쇄신파 의원들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측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논란을 빚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불출마 사유와 관계없이 소장파 홍정욱 의원에 이어 당내 최고령(76) 최다선(6선)인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쇄신국면 속에서 당내 불출마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디도스 파문' 등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해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인데다 친박 내부에서 전면등판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공간을 넓혀주기 위한 `자발적 용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연쇄 불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과 나이, 계파를 떠나 전체 의원이 불출마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영남권 다선 의원들이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