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박근혜 대세론, 이회창 대세론 때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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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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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워싱턴서 간담회 “안철수 與에 적합… 영입해야”

“이회창 대세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미국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사진)가 박 전 대표를 겨냥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한나라당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5일 워싱턴 근교의 한 음식점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한나라당에서 누구라도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어려울 것”이라며 “다 실패하면 새끼줄(기득권)을 붙들고 있는 손만 더러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회창 총재 때 대선 두 번 모두 대세론이 지배했지만 DJ에 이어 노무현에게까지 지니 너무 허망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회창 대세론 때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그나마) 이회창 대세론 때는 지금처럼 대선이 있기도 전에 다른 후보에게 흔들린 적은 없었다”며 “(민주당처럼) 계속 후보를 교체하고 역동적으로 나가야 하는데 한나라당의 홀로 앞선 후보(박근혜)는 안정적으로 보기 어렵고 굉장한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공천 때 친박과 친이 간에 다툼이 예상된다. 공천개혁 없이 두 계파 간에 지분 나누기로 공천할 경우 선거는 필패”라며 “상대(민주당)는 당을 다 허물고 대들보와 기둥 서까래까지도 갈아 치워 한옥을 방갈로로 만드는데 한나라당은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득권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박 전 대표가 지금은 워낙 독보적이어서 외부 인사가 한나라당에 들어와서 경선에 응할 바보는 없을 것이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상당한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며 대선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서도 개혁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영입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안 교수는 나보다 10배 이상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으로 한나라당이 너무 노력을 안 해 정치하려는 사람을 다 뺏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사람을 모으려면 안방과 아랫목을 싹 비워야 한다”며 “영남과 서울 강남지역을 싹 비우고 비례대표 자리도 모두 비워 당선 안정권 60∼70석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인재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찬성하는 사람이 가만히 있어서 그렇지 연말까지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하면 국회가 책임을 다 뒤집어쓴다”며 “내년 총선에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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