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쉽습니다/취임 1년 민선5기 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10>김완주 전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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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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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칙 안지켜 LH 유치 실패… 이젠 분노 누르고 실리 찾을 때”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완주 전북지사(사진)는 재선 1년 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산배치에 총력을 기울였다가 실패했다. 서울과 전주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현수막이 시내를 뒤덮었지만 LH는 결국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일괄배치됐다. 이에 따라 그의 리더십도 큰 상처를 입었다.

민선 5기 1주년을 맞아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지난 1년 가장 아쉬운 점으로 역시 LH 유치 실패를 꼽았다. 분산배치를 요구하며 삭발한 지 3개월이 지나 제법 머리가 자란 김 지사는 “도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제는 실리를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LH 분산배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부터 정부 공식입장은 분명히 분산배치였다.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승자 독식은 없다고 수차례 밝혔고 양 도에 분산배치안을 내라고도 했다. 분산배치가 혁신도시 건설 취지인 지역균형 발전에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힘없는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이 당한 것이다.”

―경남처럼 일괄배치를 요구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부터 장관 정치인 학자들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LH가 전북에 오려면 농촌진흥청 등 농업 관련 기관을 경남에 줘야 했다. 전문가 대부분이 농업과 식품 분야는 생명산업으로 건설 분야보다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업 관련 기관을 전북에 그대로 유지하면서 LH도 달라는 것은 놀부 심보다.”

―LH 대신 국민연금공단이 온다.

“국민연금은 세계 4대 연기금의 하나로 연 수익이 30조 원이 넘을 만큼 자산 규모가 엄청나다. 전북발전연구원에 기관의 성격과 다양한 활용방안에 대한 워크숍을 지시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를 포함해 연수원 산하기관 등을 최대한 유치하고 우리 지역의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 서비스업에 투자하도록 협의할 것이다. 새만금 명품도시 안에 유료도로나 경전철 등 수익사업에도 투자를 유도하는 등 최대한 얻어낼 것이 없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또 국무총리 면담 시 요구한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새만금 개발청 및 특별회계 설치, 컨벤션센터 및 야구전용구장 건립 등 5대 요구사항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 만족할 만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계획 발표로 LH와의 빅딜 의혹이 나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먼저 사실무근임을 밝혀둔다. (삼성의 새만금 투자계획은)민선 4기 초대 정무부지사로 삼성 출신을 영입하고 핵심 관계자들과 수년 전부터 접촉해 온 결과다. 삼성으로서도 새만금만 한 대규모 용지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기업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은 항상 변화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을 서두르게 됐다. 또 2021년에 투자 예정이라는 시기 문제는 관련 기술개발에 시간이 필요하고 향후 에너지 사용 추세나 정부의 정책 전환도 필요하기 때문에 1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고 본다.”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 문제는….

“올 상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공항 사용료, 면책특권 부여 문제 등 협의가 길어져 연말쯤에나 가능할 것 같다. 일단 국제공항 사용허가를 얻어 출항을 시키고 2015년 이후 새만금 내부 개발이 활성화되면 수요를 봐가며 추가 활주로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 문제에 너무 매몰돼 다른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새만금 이후 대규모 국책사업, 즉 ‘제2의 새만금’을 발굴하는 것이 과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북 관련 공약사업을 찾고 있다. 태양광 식품 자동차 조선 인쇄전자 탄소섬유 발광다이오드(LED) 등 이른바 9대 성장동력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는….

“새만금 신항만 건설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가 새만금 신항만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한 데 이어 최근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이 신항만 방파제 1단계 축조공사에 대한 계약체결을 조달청에 공식 의뢰했다. 1982년 고군산지역 신항만 입지 조사를 시작한 지 30년 만에 공사가 추진되는 것이다.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가운데 새만금∼전주 도로 건설사업 예산도 일부 책정됐다. OCI(군산·폴리실리콘), 일진머티리얼즈(익산·LED 2차전지), 효성(전주·탄소섬유) 등 3개 업체가 1조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고 이코너지(독일), 마린컨스트럭션(캐나다), 야스나가(일본) 등 133개 기업을 유치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젊은이들을 위한 좀 더 나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도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스포츠 레저 시설을 확충하고 학생들의 토요휴무(놀토)에 대비해 청소년 쉼터나 체육 문화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 관행적인 회의와 보고를 줄이고 스마트 행정과 탄력적인 출퇴근제를 도입해 생산적인 조직으로 바꿔 나가겠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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