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는 27일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다"라며 "경제 수준에 차이가 나는 나라끼리 FTA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국회에서 개최한 초청 강연회 및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개방된 나라이고, 당장 FTA를 안한다고 해서 북한이나 쿠바처럼 되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1960년대에 FTA를 맺었다면 현대차, 삼성전자, 포항제철은 없었고 아직도 가발과 합판을 생산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FTA는 우리 산업을 도태시킬 수 있고,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 정당이라면 복지국가를 만들어 사회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민이 세금을 내고 광범위한 복지혜택을 받는 복지국가는 사회와 경제의 역동성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학교 무상급식에 대해선 "무상급식이 꼭 옳아서가 아니라 좋은 점, 나쁜 점을 따져보면 결국은 전원에게 무상 급식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통일 문제와 관련, "북한 경제수준을 끌어올리지 않고 통일을 하면 우리가 망하거나, 그대로 철조망을 쳐놓고 북한 일부 주민에게 취업비자를 주는 의미 없는 통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기 이익만을 챙기려 했다면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 박 전 대통령은 미국 말을 듣지 않고 우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자기 이익만을 챙긴 독재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강연에 앞서 정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무비판적 수용을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오매, 이 길이 아니였나벼'라고 말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한나라당이 새 길 모색을 게을리 하면 도태되고 한순간에 일본 자민당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강연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미 FTA, 무상급식 등에 대한 장 교수의 입장을 반박하며 논쟁을 벌였다.
정태근 의원은 "내수시장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FTA는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밝혔고, 강명순 의원은 "무상급식 하나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고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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