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김정일父子, 황해도 인근 누비며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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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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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직전 포병부대 찾아… 대형작전 앞두고 이례적 방문
‘포병 전문’ 정은 띄우기인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계자인 3남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키기 직전인 21일경 이번 작전을 실행한 황해남도 해안지역의 포병부대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 부자의 ‘포병 중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 발생 11일 전 포병사령부 산하 1811군부대를 현지지도(시찰)했고 4월 27일에는 586군부대(정찰총국 지휘부)를 시찰했다. 김정은도 올해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 등극한 이후 김 위원장과 함께 여러 군부대를 둘러보는 등 군 관련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해안포 부대보다 북쪽에 위치한 해주도 위험지역이라고 해서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제한돼 있는데 김 위원장 부자가 해안포 부대까지 찾아갔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 부자가 직접 포병부대를 찾은 뒤 북한군이 포격 도발을 저지른 것은 김정은 시대의 북한 군사전략이 포병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임을 내비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시작하면서 김정은이 ‘포병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웠다”며 “최근 작성된 북한군 내부 자료는 ‘현대전은 포병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2년간 포병학과를 다녔고 졸업논문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포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지난해 10월 보도한 김정은 우상화 관련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대군사과학과 기술에 정통한 천재이며, 포병 부문에 매우 정통하고 입체감과 정확도를 갖춘 새로운 군사지도를 만들었다”고 돼 있다.

북한은 이번 도발도 김정은의 업적으로 포장하고 있다.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25일 북한이 ‘청년장군(김정은)의 영도가 있는 한 우리는 승리한다’며 집중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포병 중시 전략은 북한군이 노리는 서해 NLL 무력화와도 관련이 있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일-김정은 체제는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해안포 부대를 이용해 추가로 서해상에서 NLL 무력화를 겨냥한 포격전을 벌일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김정은과 함께 평안남도 대안군의 유리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23일에는 김 위원장 부자의 김일성종합대학 시찰 소식을 전했고, 22일에는 황해남도 용연군의 오리공장 등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는 등 이번 도발을 전후해 연일 김 위원장 부자의 행적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 사망설까지 나오는 등 김 위원장의 통치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통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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