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특채’ 논란… 공정사회 맞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주 노영민의원 아들 4급 채용… 문제되자 사표
여야 의원 다수, 자녀-친인척들 보좌관으로 고용

민주당 노영민 의원의 아들(26)이 같은 당 소속 홍재형 국회부의장실에 별정직 4급 비서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노 의원의 아들 A 씨는 홍 부의장이 취임한 올 6월 부의장실의 4급 기획비서관으로 채용됐다. 국회부의장은 4급 비서관을 2명 둘 수 있게 돼 있다. 노 의원과 홍 부의장은 충북 청주의 인접 지역구 출신이자 청주고 선후배 사이다. 이에 앞서 실시된 민주당 몫의 국회부의장 당내 경선에서 노 의원은 홍 부의장을 지원했다.

간부직인 4급에 20대가 채용됐다는 점에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A 씨는 1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회직 공무원이 입법고시에 합격할 경우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데 통상 8년 정도가 걸린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들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홍 부의장실에서 영어에 능통하고 경제 분야를 보좌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들을 소개했고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반직이 아닌 별정직으로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인 올해 말까지만 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에도 현대판 음서(蔭敍) 제도가 부활한 것이냐”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재 국회에는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고용했거나 고용 중인 의원이 여럿 있다.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은 딸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해 근무시키고 있다. 송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4대 국회의원 출마 전부터 지역구(충북 제천-단양)를 다지는 일을 딸과 함께해 왔다”며 “의정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딸이 일정관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양석 의원은 자신의 동생을 4급 보좌관으로 고용했다. 정 의원은 “동생은 내가 원외 당협위원장 때부터 나를 도와온 정치적 동지”라며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구상찬, 백성운 의원도 각각 조카와 아들을 보좌진으로 채용했다가 올해 초와 지난해 말 교체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