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北 통계시스템 구축… 위성 통해 농업생산량도 파악”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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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기술 北전수도 추진 통계청이 북한의 인구와 농업 생산량 같은 북한 관련 통계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또 인공위성을 이용해 북한의 농업생산량을 우리 정부가 직접 파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인실 통계청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통일세 등 통일비용 관련 논의가 진척되는 것과 관련해 통일세 산출의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한 보다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통계는 오랜 기간 자료가 쌓여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며 “이미 독일 정부에 통일 전후의 통계시스템 통합 과정을 자문했으며 통일부 등 관계 부처와도 북한 관련 통계시스템 구축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은 북한 경제 통계가 계획경제라는 특성 때문에 남한의 통계와 비교하기 어려운 데다 북한이 통계 생산 체제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우선 유엔 등 국제기구에 한국의 통계 전문가를 파견해 북한에 통계 기술을 전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국정원이나 통일부와 협조해 지금까지 확보하고 있는 북한 관련 각종 통계를 한국 통계 산출 방식에 맞춰 재정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북한의 지역별 농업 생산량을 산출해 내는 등 통계청이 직접 북한 관련 통계를 수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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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장은 “북한도 국제 사회와 비교 가능한 통계 시스템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며 “객관적인 통계는 정치성이 약한 만큼 통계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북한과의 협조가 잘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오늘 통계의 날… 최초의 여성 민간 출신 이인실 통계청장 ▼
“통계 분석 잘못해 저출산 심각, 보물창고인 통계 널리 알려야”


이인실 통계청장은 “통일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북한 관련 통계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 그냥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영국의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는 통계의 위험한 속성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지난해 5월 ‘최초의 여성 민간 출신’이란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통계청장에 취임한 이인실 청장(54)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 수업시간에 이 문구를 종종 인용하곤 했다. 제16회 통계의 날(9월 1일)을 맞아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2동 통계청 경인청 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통계의 수장인 그에게 통계는 여전히 거짓말인지’부터 물었다.

“통계는 한마디로 ‘보물창고’입니다. 그 보물을 통계청장인 저만 가질 수 없잖아요.(웃음) 통계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그 지역 상권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해줄 수도 있고, 미래를 예측해 인생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개인의 삶에 나침반 역할도 합니다.”

이 청장의 대표적 역점사업은 이 같은 통계의 대중화다. 통계는 전형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에 국민이 필요한 통계를 정부가 충분히 서비스해주고 이를 활용할 방법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국 통계는 그동안 권력의 도구로만 사용돼 너무 폐쇄적이었다는 것이 이 청장의 생각이다.

“정부 부처별로 그때그때 자기들 정책에 맞는 통계를 만들어 온 데다 같은 부처 내에서도 다른 팀에 자기 팀의 통계를 공유하지 않을 정도로 폐쇄성이 짙었어요. 이 때문에 부처 간 유사한 통계를 중복해 생산하거나 꼭 필요한 통계를 어느 부서에서도 만들지 않는 문제가 생겼죠.”

이 청장이 국세청에서 만든 수십 년간의 세무자료를 받아 사업체 통계를 체계화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부처 간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통계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도 통계의 종합화 및 체계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83년 이미 출산율이 2.07명까지 떨어졌는데 이 통계의 의미를 제대로 분석해 종합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바람에 출산 억제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결정적인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최근 들어 한국 통계의 우수성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점을 큰 보람으로 꼽았다. 그는 “일본은 철저한 분산시스템이라 통계청의 권한이 약하고, 중국 통계는 중국 내에선 권위 있고 막강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수준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국제통계사회, 특히 아시아에서는 한국 통계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청장은 “한국이 빠른 기간에 경제 개발을 이룬 경험을 바탕으로 새마을운동, 정부 주도형 산업 육성 정책 등 선진국들이 갖지 못한 통계까지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통계는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는 국제사회에서 여전히 ‘권력’”이라며 “한 국가의 통계 시스템을 전수해주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철학을 전달해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지 통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혹은 예산 대비 복지 비용으로 보는 일부 선진국의 통계를 들여와 쓰고 있는데 이 경우 한국의 복지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복지에 쓴 돈 대비 효과’처럼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통계 기준을 인정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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