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이 와중에… ‘천안함 특위’ 싸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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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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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 선진 “군 당국 은폐 의혹… 특위 구성해야”
한나라 “실종자 구조 우선”… 정보위 소집 공방도

민주당 송영길 의원(왼쪽)이 30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장실을 방문해 한나라당 소속 최병국 위원장에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정보위 개최에 합의하지 못했다. 김경제 기자
민주당 송영길 의원(왼쪽)이 30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장실을 방문해 한나라당 소속 최병국 위원장에게 정보위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정보위 개최에 합의하지 못했다. 김경제 기자

천안함 침몰 후 구조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사건의 처리 순서를 놓고 또다시 정치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국가적 대형 참사 앞에서 정치권의 구태가 재연된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진상규명특위 구성과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태도지만 여당은 우선 실종자 구조에 주력하자며 맞서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야당의 특위 구성 요구가 6·2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라고 보고 신중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3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사고 원인을 가리기 위한 진상조사특위 구성도 촉구했다. 그는 “군 당국이 시간을 끌면서 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과 불신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실종자를 구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기다려 왔지만 어제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주당 해군함정침몰사건진상특위 위원장인 문희상 국회부의장도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 부재와 안보상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민주당이 나서 진상 규명과 수습 절차상의 허점을 따져 국민께 소상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전날 “정부와 군의 불투명하고 석연치 못한 행태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관·군이 실종자 구조를 위해 촌각을 다투며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국회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하자고 주장한다”며 “지금은 실종자 구조가 최우선이며 현안질의는 실종자 구조 이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국회 진상조사특위 구성 문제에 대해서도 “실종자 구조와 사고원인 규명 이후에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논의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국방위 보고 때 실종자 구조에 전념해야 할 장관을 국회에 부른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장관을 불러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송 국방위원장도 회의에서 “전날 국방위에서 충분한 질의가 있었던 만큼 실종자 수색에 전력을 다하고 상황이 변했을 때 현안질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를 소집하는 문제를 놓고도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정보위 위원들은 이날 최병국 정보위원장을 찾아가 정보위 소집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데도 한나라당이 입을 막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정부와 군 당국이 감추려 하고 밝히기 싫어하는 것을 국회가 밝혀내는 것에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정진섭 의원은 통화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된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보위를 열면 예단과 추측이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며 “경제에 미치는 파장 등을 고려해서라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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