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상도동계 ‘상주 화합’… 조문객 함께 맞아

  • 입력 2009년 8월 22일 02시 58분


2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김 전 대통령 측의 동교동계와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의 상도동계 인사들이 나란히 서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왼쪽부터 동교동계의 김상현 민주당 상임고문, 한화갑 전 대표, 상도동계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1980년대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해 군사독재에 함께 맞섰던 이들은 양 김 씨의 대권 경쟁을 계기로 오랫동안 반목해 오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화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김 전 대통령 측의 동교동계와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의 상도동계 인사들이 나란히 서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왼쪽부터 동교동계의 김상현 민주당 상임고문, 한화갑 전 대표, 상도동계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 1980년대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해 군사독재에 함께 맞섰던 이들은 양 김 씨의 대권 경쟁을 계기로 오랫동안 반목해 오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화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보기 드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1987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오랫동안 대립해 왔던 DJ의 동교동계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인사들이 분향소 앞에 함께 서서 조문객들을 맞았기 때문이다.

동교동계에서는 김상현 한화갑 김장곤 전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이, 상도동계에서는 한나라당 김무성 안경률 의원,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별보좌관, 박희부 전 의원 등이 ‘공동 상주(喪主)’ 역할을 했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결성해 당시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싸웠던 2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였다. 원래 서울광장 분향소에선 민주당 지도부가 상주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이날 민추협 소속 두 계보 인사들이 대신했다.

양측 인사들은 이날 서울광장 한쪽에 ‘민주화추진협의회’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고 따로 모여 앉았다. 오랜만에 정담을 나누며 점심 식사도 함께했다. 이날 하루 분향소를 찾은 민추협 회원들은 150명이 넘었다.

김무성 의원은 “(민추협이) 어떤 정치적 역할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번갈아가며 집권하면서 악화된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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