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기자회견

  • 입력 2008년 7월 16일 12시 53분


금강산 관광 도중 북측 초병의 총격으로 숨진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처음 주장했던 내용이 여러면에서 바뀌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6일 서울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의 설명에 대한 내용을 밝혔다. 윤사장은 11일 발생한 이번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금강산을 방문했다.

북측 주무기관인 명승지 종합개발 지도국 현지 책임자 3~4명을 세차례 만난 윤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북측은 유감의 뜻을 표했으며 불상사가 일어난데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윤사장은 그러나 북측이 “합동조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완강히 고수하여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사장은 “총 3회에 걸쳐 해수욕장 주변을 조사했고 그 중 두 번은 사고 시간 시간대인 오전 4시부터 5시 사이에 진행했다”고 말했다.

윤사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충분하게 사건의 내용을 충분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다만 북측의 초동보고 내용과는 몇 가지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가 호텔을 나선 시간은 호텔내 CCTV 확인 결과 오전 4시18분으로 파악됐으며 당초 알려진 시각보다 13분 이른 때였다”고 말했다. 당초 알려진 4시 31분과 차이가 난 것은 CCTV에 설정된 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빨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측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병이 박씨를 처음 목격한 장소가 군사 경계선으로부터 북한 영내로 800m 진입한 곳이고 시각은 4시50분이었다”며 “박씨는 빠른 걸음으로 초소 인근 기생 바위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 북측의 설명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병이 접근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섯! 움직이면 쏜다”고 3차례 반복했으나 박씨가 정지 요구에 불응하고 오던 길을 황급히 되돌아 뛰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 북측의 설명. 그런데 사고자는 평지처럼 다져진 해안가를 이용해 달렸고 북측 초병은 발이 빠지는 모래사장위로 추격하다보니 초병과 사고자 사이의 거리가 점 점 멀어졌고 이에 경고 사격을 한 차례 했으나 그래도 멈추지 않자 세발의 조준 사격을 했다는 것. 사고자가 두발의 총에 맞아 사망한 시간은 군사경계선으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이었으며 시간은 오전 4시55분에서 5시 사이로 추정된다.

사건 발생 후 북측이 현대 측에 사고사실을 알려 온 시간은 9시 20분으로 약 4시간 경과된 시점이었는데 이에 대해 명승지 측은 사고자가 관광증은 물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떤 물건도 지니지 않아 현대 측에 통보가 늦었다고 해명했다는 것.

윤사장은 “초동보고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당시 초동보고의 내용이 현장에서 정확한 실측을 한 것이 아니라 눈으로 대략 가늠한 결과 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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