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명품아트센터’ 만들려면 ‘명품행정’

  • 입력 2008년 4월 4일 06시 59분


현재 인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213건에 151조 원 규모라고 발표됐다. 이 사업 중에는 10억 원 미만 공사가 빠져 있고, 200곳이 넘는 재건축 및 재개발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인천 도시 전체가 혁명적으로 변화되는 상황이다. 이 엄청난 변화를 상징하는 표현이 ‘명품 도시’라 한다.

명품 도시의 그림에 또 하나의 붓질이 추가됐다.

인천시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초대형 아트센터를 세우려고 한다.

이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 ‘문화의 사각지대’라고 일컬어지는 인천에 사는 사람으로서 가슴에 청량한 샘이 솟는 기분이었다.

8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규모와 지휘자 정명훈 씨의 명성을 결합한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속절없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떠올리면서, 드디어 개념이 애매하던 ‘명품’이라는 구호가 모습을 갖추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 계획의 시안을 접한 이후 현장을 보노라니 실로 답답했다.

어떤 뚜렷한 사업주체의 안정적인 투자 계획도 없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짓고 이를 팔아서 비용을 충당한다는 맹랑한 재정 계획이었다.

또 정 씨와 그의 형이 운영하는 기획사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운영 계획과 밑그림도 없는 상태에서 2010년에 1차 개장하겠다는 초고속 건설 계획은 모든 기대를 산산이 부숴 놓았다.

최근 시가 발표한 아트센터 마스터플랜은 다시 한 번 놀라게 한다. 시는 당초 시안을 시행 계획 원안으로 채택했고, 그동안 제기됐던 시민들의 여러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파트 이익금의 터무니없는 셈법에 대한 지적에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 “정명훈 씨 한 사람에게 매달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도 해명이 없다.

명품을 탄생시키려면 바뀌지 않는 원칙이 있음을 알아야 있다.

뛰어난 노력이 뒷받침된 창의와 정성, 실현 의지, 그리고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원칙을 수용할 수 있는 명품다운 슬기로움이 필수적이다.

명품은 마술이나 꼼수의 결과일 수 없다. 명품 도시에 앞서 ‘명품 행정’이 아쉬운 이유다. 좋은 일을 왜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하석용 유네스코인천협회 회장 best-sy05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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