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개혁 공감하지만… 혼란 없게 해달라”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 ‘영어 몰입교육’ 등 일부 보도에 학부모-교사 갈팡질팡

설익은 정책 발표에 부정확한 보도 겹쳐

“좋은 취지 살려 점진적으로 접근했으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농어촌 고교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보도된 지 4일 만에 실시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일선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모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24일 대입 자율화 방안에선 영어능력평가제를 2013학년도부터 전면 실시한다고 했다가 28일 이를 일부 수정하자 인수위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정책을 불쑥불쑥 내놓아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언론이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 ‘영어만 잘하면 교사자격증 없어도 교사로 채용하겠다’ ‘실력 없는 영어교사는 삼진아웃’ 등의 부정확한 보도를 잇따라 내면서 교사 학부모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김재희(37·여·서울 성북구 돈암동) 씨는 “매일 달라지는 영어교육에 대한 기사를 보다 보니 이젠 인수위의 발표도 못 믿겠다”며 “정책으로 채택되고 안 되는 게 무엇인지 확실히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2 아들을 둔 김선영(42) 씨도 “요즘은 신문과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난다”며 “아무튼 영어를 잘해야 유리하다면 어학연수나 유학을 빨리 보내야 하는 건가 싶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교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서문여고 신명섭(영어) 교사는 “현재의 영어교육 방식에 맞춰 오랫동안 수업해 왔는데 갑자기 영어로 수업하라고 하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고교 교사는 “인수위가 가시적인 성과에 주목하다 보니 교육 현장을 전혀 모르는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정책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S어학원 관계자는 “영어 몰입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에 따라 영어와 수학, 과학을 연계한 교육사업을 준비했는데 다시 계획이 없다고 하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 영상제공 : 인수위, 편집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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