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심사위 오늘 첫 회의… ‘열전지대’는 어디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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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을 親朴 한선교에 親李 윤건영 도전장

서울 송파을 박계동 vs 나경원 지명도 한판승부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의 갈등이 23일 ‘이-박 회동’으로 진정되기 무섭게 18대 총선 공천을 향한 전쟁이 시작됐다.

이제까지의 싸움이 이-박 진영 간 단체전이었다면 앞으로는 개인의 정치 생명을 건 각개전투인 셈이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공천이 곧 당선’이란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에 공천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28일 첫 공심위 회의를 열어 공천 신청 및 심사 기준과 일정 등을 논의한다.

○ 친(親)이명박 계 vs 친박근혜 계

박 전 대표의 경선캠프 대변인을 지낸 한선교 의원의 경기 용인을에는 ‘친이(친이명박)’ 계열의 경제통인 윤건영 비례대표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벌써부터 ‘한 의원의 공천이 어렵다더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한 의원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

경기 파주에는 3선의 이재창(친이) 의원에게 국방 전문가인 친박(친박근혜) 계열의 황진하 비례대표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친박의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이 당선인을 도왔던 주진우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마음이 편치 않다.

친박의 핵심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은 이 당선인 측의 박창달 전 의원과 맞붙는다. 대구 북갑에서는 이명규(친이) 의원에게 서상기(친박) 비례대표 의원이 도전한다.

이 당선인의 유세단장이었던 권오을(경북 안동) 의원은 박 전 대표 경선캠프의 허용범 전 공보특보와 공천 경쟁을 벌인다. 허 전 특보는 대선 후 당선인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본적’이 애매해졌다.

친박인 엄호성(부산 사하갑) 의원 지역구에는 김해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이 출마할 태세다. 친박의 유기준(부산 서) 의원은 친이 계열의 조양환 부산시의회 부의장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 당선인의 방송토론을 도왔던 박찬숙 비례대표 의원은 경기 수원 영통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공천이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친박 계열의 임종훈 당협위원장 측은 비상이 걸렸다.

김영우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부팀장은 친박의 고조흥 의원 지역구인 경기 포천-연천에 출사표를 냈다. 박 전 대표의 최원영 전 공보특보는 이재오 의원이 지원하는 안병용 당 부대변인과 서울 은평갑에서 격돌한다.

○ 높은 지명도를 앞세운 도전

당 대변인으로 지난 2년 동안 거의 매일 TV에 얼굴이 나온 나경원 비례대표 의원은 고심 끝에 서울 송파을 지역을 점찍었다. 친이 계열로 당 공작정치분쇄특위 위원장을 지낸 박계동 의원은 높은 지명도를 앞세운 나 대변인의 도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잇단 돌출 행동으로 당내 ‘이단아’로 통하는 고진화 의원의 서울 영등포갑에는 최고위원 출신의 전여옥 비례대표 의원이 28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7대 총선 직후 당 대변인으로 매서운 입담을 과시했던 전 의원은 그동안 고 의원이 당 노선과 다른 행보를 보일 때마다 “영등포갑에 출마해 응징하겠다”고 별러왔다.

○ 친이·친박의 난공불락(難攻不落)과 무주공산(無主空山)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현역 의원인 정두언 주호영 박형준 의원 등에게는 ‘감히’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이-박 회동’이 대화합으로 결론나자 박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했던 이혜훈 의원의 서울 서초갑도 난공불락으로 바뀌었다. 이 당선인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방어했던 고승덕 변호사가 당초 이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최근 서울 광진을로 급선회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병호 전 의원의 부산 진갑은 무주공산이 되면서 최대 경쟁지역이 됐다. 28년간 동아일보 시사만화 ‘나대로’를 그렸던 이홍우 한국시사만화가회장, 김청룡 시의원 등 당내에서만 20여 명이 몰렸다.

곽성문 의원이 탈당한 대구 중-남구에도 이 당선인의 측근인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총괄팀장 등 10여 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 밀양-창녕 또한 조해진 당선자 부대변인 등 10여 명의 경쟁이 치열하다.

○ 당규 논란 지역구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로 형이 확정된 경우 공천신청 자격을 불허한다’는 당규에 해당하는 현역의원 지역구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996년 모 기업으로부터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던 김무성 최고위원의 부산 남을, 부인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헌금을 받았던 김덕룡 의원의 서울 서초을,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에서 ‘떡값’을 받았던 최병국 의원의 울산 남갑, 골프장 경비원을 폭행하는 등 수차례 음주 물의를 일으켰던 김태환 의원의 경북 구미을 지역이 어떻게 교통정리 될지 수많은 도전자들이 주시하고 있다.

친박 계열의 김기춘(경남 거제) 의원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밀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의 출마선언에 긴장했으나 현철 씨가 한보비리에 연루돼 2년형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공론화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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