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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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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시설-기업지원 시스템은 다양하게 갖춰
두바이는 ‘4無2多 시스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데이비드 엘든 공동위원장이 향후 한국 경제의 개방 및 외국인투자 유치 방향과 관련해 ‘두바이 모델’을 잇달아 언급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엘든 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진출한 금융기관에는 거의 0%에 가까운 세제(稅制) 혜택과 함께 독립적인 규제 당국이 있다”며 “한국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규제가 중복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 내부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개방경제를 표방하는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이번 대선 결과는 한국인의 그런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엘든 위원장은 4일 입국 직후에도 “중동 투자가들이 벌어들인 오일머니가 중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한국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한국 시장도 두바이만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5일 엘든 위원장과의 조찬에서 “지금까지의 해외투자 유치 활동 및 경험을 살려 많은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엘든 위원장은 “다른 나라의 투자 유치 진행과정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문가들에게 들어 본 ‘두바이 모델’을 종합하면 ‘4무(無) 2다(多) 시스템’으로 요약된다.
두바이는 외국인이 현지인의 지분 투자 없이도 100% 단독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했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금을 없앴으며, 본국 송금 제한 규정과 노동쟁의가 없다. 또 ‘2다’는 물류시설과 기업지원 시스템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본국 송금과 관련해 엘든 위원장은 “삼성 LG 등이 다른 나라에서 투자해 이익금을 한국에 송금 못 하면 좋은 이야기를 못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는 또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없애 IBM 등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70%를 유치하고 우수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두바이는 노사분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 업체의 한국 하청업체가 부도나서 노조원들이 프랑스에 원정까지 가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청업체라 법률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투자 유치 대국에 ‘먹칠’을 하는 셈이지요.”(안충영 KOTRA 외국인 투자 유치 옴부즈맨)
외국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성원건설 두바이지사 이용구 부사장은 “두바이는 미국 하버드대병원과 존스홉킨스대병원을 유치하고, 국제 학교를 잇달아 짓고 관공서에서 영어를 사용해 외국인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엘든 위원장은 “한국 상황이 두바이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천진난만한 생각”이라면서 ‘한국식 모델’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두바이가 왕족국가인 점을 감안해 한국식 의견 수렴 과정을 개발하는 등 두바이의 외국인 투자정책을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외국인 국내투자 3년연속 감소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가 3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에 신고한 외국인 투자는 전년 대비 6.5% 감소한 105억900만 달러(약 9조8800억 원)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는 2004년 127억9200만 달러 이후 2005년 115억6500만 달러, 2006년 112억4000만 달러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외국인의 제조업 투자는 26억8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7%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투자는 76억1200만 달러로 14.9% 늘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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