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제도 언제부터 변경하나

교육부 업무 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위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종승 기자

■ 대입 어떻게 되나 문답풀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일 대학 입시 업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 협의체로 이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대학 정책과 입시 제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특히 문제가 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가 바뀌는 것인지, 입시 정책이 바뀐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달라지는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입 제도 등에 대한 내용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대입 정책이 어떻게 바뀌나.

“지금까지 대입 기본 방향과 구체적인 전형 방법은 정부의 교육 철학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가 결정해 왔다. 하지만 인수위의 대입 자율화 원칙에 따라 입시의 기본 틀을 결정하는 주체가 정부에서 대학으로 바뀌게 된다.”

―대입 업무는 어디서 맡나.

“학생 선발과 학사 운영 기능은 대학 협의체에 넘어간다. 4년제 대학의 입시 요강은 대교협, 전문대의 입시 요강은 전문대협의회가 회원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 전형요소 반영 비율, 논술 가이드라인 등 정부 규제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교육부는 어떤 일을 하나.

“대입 집행업무는 대교협에 넘기지만 대학 정책 등 큰 틀의 정책 수립과 같은 거시적 기능을 맡게 된다. 세세한 대입 전형 업무 관리 등은 모두 넘긴다는 방침이다.”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내신 실질반영비율 등은 누가 결정하나.

“대학 자율이 원칙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대학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마다 다양한 전형이 생길 수 있고 고교별 특성이 전형에 반영될 수 있다.”

―대입 업무를 넘기는 시기는….

“인수위는 대입 업무 이관 시기 등 입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대학 및 시도교육청 등과 협의해 2월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위도 초중등 교육 업무는 빨리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면서도 대입 업무 이관 시점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3불 정책은 없어지나.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여입학제를 제외하고 본고사, 고교등급제 금지 등은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등급제는 바뀌나.

“인수위는 2월에 다른 정책과 함께 발표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인수위가 교육부에 2월 초까지 등급제 개선안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을 보면 일단 보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수능 등급제가 언제부터 보완되는가.

“인수위는 교육부와 마찬가지로 등급제를 당장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등급제 근간을 유지하되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빠르면 2009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

―대입 자율화는 어떻게 추진되는가.

“인수위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3단계 자율화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1단계로 내신과 수능 반영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2단계로 수능 과목을 현행 7개에서 4, 5개로 줄이며, 3단계로 입시를 완전 자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수능은 계속 유지되나.

“차기 정부의 교육공약에 수능 폐지는 없다. 수능이 폐지되지 않으면 대학이 수능을 활용할 것인지는 대학 자율 사항이다.”

―대입 자율화에 따른 입시제도 변경은 언제부터 적용되나.

“인수위는 대입 제도를 바꾸려면 3년 전에 공고하도록 한 규정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는 ‘현재 2009, 2010, 2011학년도 가운데 언제 적용할지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적용시점이 현 중3부터 고2까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적용 시기는 2월 교육종합대책에서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학교육협의회는▼

앞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입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그 기능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은 1982년 전국 4년제 대학의 학사와 재정, 시설 등 주요 사항과 관련해 대학 간 상호 협력과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전국 201개 4년제 대학 총장이 회원으로 가입한 대학 협의체다.

대교협은 매년 각 대학의 입시전형 요강을 모은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일괄 발표하는 등 대입 전형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고, 대학 평가와 대학을 위한 재정지원책 등을 마련해 왔다.

대교협이 인수위 구상대로 대입 및 학사관리 업무를 전면적으로 넘겨받으면 명실상부한 대입 전권 기구로 위상이 높아진다.

대교협 내에는 대학입학제도연구위원회와 대학입학전형운영위원회, 대학입학전형계획심의위원회, 대학평가기획위원회 등 대입 관련 기구가 있고, 대입 업무 이양을 위해 업무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학에 자율권을 준다는 취지에서 대교협이 입시 업무를 주관하는 것은 맞지만 대학뿐 아니라 교육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