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구성 갈등… 국중당 일부선 총선 지역구 배분 논의
대선에서 패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신당 창당의 청사진도 그리기 전에 창당 중심세력의 인적 구성방안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 후보 대선 캠프의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던 강삼재 전 신한국당 사무총장은 20일 캠프 해단식 직후 사무실을 정리한 뒤 “내 역할은 끝났다”며 떠났다. 캠프의 외연확대 작업을 했던 허성우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도 강 전 총장과 행보를 같이 하기로 했다.
강 전 총장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창당을 하려면 이 후보의 오랜 측근들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후보가 1997년과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한나라당의 가신 그룹에 둘러싸였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측근의 벽’을 완전히 허물지 못했다는 게 강 전 총장의 시각이다.
여기엔 이 후보가 힘을 실어줄 경우 강 전 총장 자신이 5선 의원을 지낸 경험을 살려 창당 작업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이 후보가 측근들에게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는 바람에 선거운동을 하며 차질을 빚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후보의 사조직 ‘부국팀’ 출신 등은 “이 후보가 과거와 같은 ‘가신 정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또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와 연대했던 국민중심당 일각에선 “오랫동안 정계를 떠나 있었던 강 전 총장이 앞에 나서는 게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강 전 총장은 ‘안기부 돈 전용’ 사건으로 기소돼 2003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 후보를 도왔다.
국중당은 이미 충청 지역의 조직을 기반으로 창당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캠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 배분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20일 이 같은 갈등 상황을 파악하고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인사는 “강 전 총장은 이 후보가 구상 중인 보수 신당을 만드는 데 빠져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이 후보가 강 전 총장을 설득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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