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매장된 진실 드러날 것"

  • 입력 2007년 12월 7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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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7일'정치적 고향'인 전북 표밭을 다지며 검찰의 BBK 사건 수사발표 이후 일시 중단했던 유세 활동을 재개했다.

정 후보는 이날도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동시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가면서 '반(反) 이명박 연대' 전선 구축에 주력하는 등 지지층 결집을 통한 막판 대역전 토대 구축을 시도했다.

그는 오전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를 찾아 장응철 종법사와 면담한 뒤 전주로 옮겨 모래내 시장을 방문한 뒤 전주시청 앞에서 유세활동을 펼쳤다. 모래내 시장에서는 지지자들이 가득 거리를 메워 '정동영'을 연호했고, 시청 앞에도 1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는 등 텃밭의 위력을 과시했다. 동교동계인 김옥두 전 의원도 참석했다.

정 후보는 전주시청 앞 유세에서 자신을 '전북대통령'으로 소개, 민심을 자극한 뒤 "검찰이 생매장한 진실은 결국 흙더미를 뚫고 태양 아래 들어낼 것"이라고 검찰 수사결과를 성토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진실이 싸울 때 국민은 진실에 손을 들어줬고, 거짓을 패퇴시켰다. 거짓의 베일을 벗겨 기적을 만들자. 국민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촬영: 김동주 기자

또 "권력기관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겨울공화국 시절이 생각난다"며 "거대한 수구부패동맹에 의해 매장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날, 국민 분노는 폭발할 것이고 대선판도도 요동칠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특히 전날 밤 열린 TV토론 직후 현장에서 이명박 후보와 신경전을 주고받은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갖가지 불법과 탈법, 거짓말 의혹에도 끄떡없이 오만하게 큰 소리치는 후보와 나란히 앉아 토론하는게 창피했다"며 "끝나고 나오는데 이 후보가 '정 후보 다음 토론 안 나올 모양이지. 다음에 또 나올 것이냐'고 하길래 '이 후보도 또 나올 것이냐'고 응수했다. '나오지 말라'는 말은 내가 해야 할 말인데… 그 오만과 독선을 용납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천안 유세에서는 전직 검찰 최고간부가 보내왔다면서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를 비판한 편지글을 낭독했다. 이 글은 "검찰의 역사는 오늘에 그치지 않는다. 광폭의 시기가 지나가면 햇볕에 드러나 치욕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이 사건으로 검찰에 치욕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으며 '강자의 밥', '투항한 검찰'이라는 짐을 검찰에 지워줬다. 진실을 규명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신당은 선대위원장단-의원단 연석회의를 열어 검찰에 대한 공개질의와 검찰총장 면담, 대국민 홍보전, 검찰의 김경준 씨 협박 의혹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검찰의 BBK 사건 수사발표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검찰-이명박 유착 진상규명 대책위'와 검찰의 허위진술 강요 및 고문 사례에 대한 신고센터도 가동하기로 했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회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BBK와 다스, 도곡동땅 실소유자를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주머니에 갖고 있는 검찰이 계속 딜을 하려고 할 텐데 제대로 통솔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지율 올리고 대선에서 이긴다는 생각 보다는 민주주의가 무너져선 안된다는 각오로 정의를 세우기 위해 임할 때 국민은 우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률 의원은 이날 김경준 씨와 접견한 뒤 "검찰이 처와 누나(애리카 김), 어머니 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가 연루된 범죄 의혹까지 갖고 있으며, 특히 누나에 대해 주가조작·자금세탁 공모 증거가 있다고 협박했다"는 김씨의 진술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또 "김 씨는 이면계약서와 관련해 세 번이나 조서를 고쳤으며 자신에게 다 뒤집어씌운데 대해 항의하자 그 뒤로부터 검찰 태도가 확 달라졌다고 했다"며 "부인 이보라 씨가 '국민은 다 끝난 것으로 보는데 당신도 빠지라'고 해서 순간 멈칫했으나 후회없이 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발길을 구치소로 옮겼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MBC 기자 시절인 2000년 LKe뱅크 대표였던 이 후보를 인터뷰한 일화를 거론, "인터뷰한 사무실이 BBK 사무실이었으며 사무실내 그림을 그리라면 그릴 정도로 생생하다"며 "당시 이 후보는 김 씨에 대해 미국 명문대 나온 투자귀재라고 엄청 치켜세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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