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주자 절반 “본선후보 4~8명 적절” 13人 서면 인터뷰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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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주자의 절반가량이 ‘컷오프(cut off)’ 등을 거쳐 본 경선에 오를 후보를 4∼8명으로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머지는 모든 정파가 모여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나 컷오프 자체에 반대해 범여권 주자 간 후보 선출 방식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명 중 7명 “본선은 4∼8명이 적당”=본보가 출마 선언을 했거나 곧 할 예정인 범여권 대선주자 13명을 서면 인터뷰한 결과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2명은 본선 후보는 8명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는 6명이 적정하다고 답했고, 추미애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기타 세력 등 4개 정파에서 대표 후보를 한 명씩 내 4명이 경선을 벌이는 방식을 주장했다.

범여권 후보들에 대한 국민경선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경선추진협의회(국경추)에 일임하겠다고 답한 주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3명이었다.

국경추가 본선 후보를 5∼8명 수준으로 정하려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면 인터뷰에 응한 주자 13명 중 7명이 ‘본선은 8명 이내’라고 답한 셈이다.

그러나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제한된 후보보다, 많은 후보가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답했으며,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다수 의견은 8명이지만 컷오프가 필요 없다는 사람도 상당수”라며 답을 피했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신국환 이인제 의원 등 통합민주당 소속 후보들은 오픈프라이머리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강운태 전 내무부 장관, 김영환 전 장관과 이인제 의원은 대통합신당 창당 뒤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보다 각 정당이 후보를 낸 뒤 단일화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의견이었다.

범여권 통합방식에 대해서도 정파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김영환 전 장관, 신국환 이인제 의원, 추미애 전 의원 등 통합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한목소리로 “열린우리당이 먼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두관 전 장관, 김원웅 김혁규 신기남 의원 등 이른바 ‘친노(親盧·친노무현)’ 그룹 주자들은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당 대 당 합당을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작은 차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열린우리당 실패 원인 진단 제각각=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낮은 원인을 묻는 질문에 주자들은 각기 다른 내용의 대답을 해 노선 차이가 상당함을 보여 줬다.

김두관 전 장관, 신기남 의원 등은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같은 친노 그룹이지만 김혁규 전 지사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책에 집착했다”는 의견이었다.

정동영 전 의장과 한명숙 전 총리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꼽았다.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 김영환 전 장관과 신국환 의원은 “통합이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친노 그룹과 함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인제 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은 “반성한 뒤 개인 자격으로 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비판적인 답을 한 주자는 강운태 전 장관과 이인제 의원뿐이었다.

강 전 장관은 “존경받는 국가 원로로서 정치 발전을 위해 조언할 수는 있지만 현실정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으며, 이 의원은 “식견 있는 원로가 훈계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국민에게 지나친 간섭으로 비치는 것은 안타깝다”고 답했다. 다른 주자들은 모두 “국가 원로로서 걱정과 관심의 표시”라는 정도로 넘어갔다.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공식 출마선언만 12명=지금까지 범여권 주자로 공식 출마선언을 한 정치인은 모두 12명. 강운태 김두관 김영환 전 장관, 김원웅 김혁규 신국환 신기남 이인제 이해찬 의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한명숙 의원(가나다 순)이다.

손학규 전 지사는 이달 중, 추미애 전 의원은 다음 달 초 공식 출마선언을 할 계획이다.

본보는 이들 중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13명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아직 캠프에서 논의 중인 내용들이 많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중도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서면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중 강운태 손학규 이인제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 장관을 지냈다. 김영환 신국환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 김두관 유시민 정동영 천정배 전 장관은 현 정부에서 입각했다. 이해찬 한명숙 의원은 김대중 정부와 현 정부에서 모두 입각 경험이 있다.

김원웅 김혁규 의원, 손 전 지사는 과거 한나라당에 있었고, 신국환 이인제 의원은 자민련에 몸담았었다.

나이는 김두관 유시민 전 장관이 1959년생으로 가장 젊고, 조순형 의원이 1935년생으로 가장 많다. 출마 선언을 한 사람 중에는 김혁규 신국환 의원이 1939년생으로 가장 연장자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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