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유 5만t 제공 맞춰 핵 폐쇄 착수”

  • 입력 2007년 7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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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3000t 북송 북핵 관련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제공이 보류돼 온 대북 쌀 차관 40만 t 중 3000t이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항에서 베트남 배에 선적돼 북송됐다. 군산=연합뉴스
쌀 3000t 북송 북핵 관련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제공이 보류돼 온 대북 쌀 차관 40만 t 중 3000t이 지난달 30일 전북 군산항에서 베트남 배에 선적돼 북송됐다. 군산=연합뉴스
북한은 핵시설 폐쇄 대가로 받는 중유 5만 t을 남측에서 제공받는 시점에 맞춰 폐쇄 조치에 들어가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개성에서 남측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당국자들과 만나 ‘중유 인도·인수 절차’에 합의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중유가 들어오는 때에 맞춰 폐쇄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은 이날 합의 후 2주 이내(7월 14일까지)에 중유를 실은 첫 배를 출항시키고, 첫 배 출항 후 20일 이내에 중유 5만 t의 출항을 완료키로 했다. 3만5000t은 함북 선봉항에, 1만5000t은 함북 나진항으로 수송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중유를 실은 첫 배가 출항하거나 선봉항 또는 나진항에 입항하는 시점인 7월 중순 핵시설 폐쇄 조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쇄 여부를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검증단은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IAEA는 이번 달 9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감시 검증단의 방북 활동 시기와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게 된다.

5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올리 헤이노넨 IAEA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핵시설 폐쇄 및 봉인을 검증하는 방식에 합의했다”며 “(북한 측과)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헤이노넨 사무차장은 이번에 평북 영변과 태천 지역에 직접 가서 폐쇄 및 봉인 대상인 △5MW 원자로 △방사화학실험실(폐연료봉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생산시설 △건설 중인 50MW 원자로(이상 영변 소재) △건설 중인 200MW 원자로(태천 소재) 등 5개 시설을 방문했다.

헤이노넨 사무차장은 IAEA 감시 검증단의 북한 상주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positive)인 느낌”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방북해 북한 측과 6자회담 재개 및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 일각에선 양 부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 정상이 모여 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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