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과장급 대통령 아래 총리급 홍보처장이…”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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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국정홍보처가 부처 업무평가 때 ‘문제 보도’에 빨리 대응할수록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7일자 A1·3면)와 관련해 “국정홍보처의 일탈이 점입가경”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7일 “국정홍보처가 실시하고 있는 정책홍보점수제는 막강한 홍보권력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며 “가히 홍보 독재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신속성과 적정성에 높은 점수를 배정해 모든 정부기관이 언론과의 전쟁에 나서도록 등을 떠밀고 있다”며 “장관들이 국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신점수, 수행평가 따기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니 나라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사석에서 “내가 부르니 장관도 뛰어오더라”고 자랑한 대목에 대해 “차관급 처장에게 장관들이 설설 기는 꼴이고 대통령이 ‘과장급 대통령’이라고 하더니 ‘총리급 국정홍보처장’이 탄생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국정홍보처장은 권력의 단맛에 푹 빠져 제정신을 놓친 게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의 실질적 임기는 6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으니 정신을 차릴 때도 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브리핑룸 통폐합과 전자브리핑시스템 설치에 드는 예산 55억여 원을 예비비로 충당하기로 의결한 것에 대해 “예산 집행권을 극도로 남용하는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국제언론인협회, 세계신문협회가 나서 항의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낼 만큼 세계적인 망신을 자초하였고, 한국문인협회도 정보 통제 사회의 도래를 우려하면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예비비까지 동원해서 브리핑룸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반이성적인 조치이며 독재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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