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정치권 개헌 합의도 상당한 성과"

  • 입력 2007년 4월 17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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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차기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한다는 각 당의 합의를 수용해 개헌안 발의를 유보한 것에 대해 "비록 제 임기 중에 개헌을 완성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정치권의 합의로서 개헌을 공론화하고 또 다음 국회에서 꼭 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개헌 제안 이후) 언론, 정치권 모두가 옛날에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던 태도를 전부 바꿔 토론을 봉쇄하고 공론화를 억제해 왔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개헌 합의는 성과라는 취지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대의명분이고, 그것을 받치는 세력이 또한 중요하고, 그 다음의 것이 대화와 타협, 이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생각하며 그런 결과로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동안 개헌을 위해서 노력해왔던 사람들은 물론 아쉬움이 좀 있겠지만 아무리 대의명분이 뚜렷한 일이라도 그를 뒷받침하는 세력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 또한 정치의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치의 과정은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 싸움의 연속이지만 그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루고자 하는 결과에 한발 더 나가는 것, 그리고 결과를 실현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본다면 우리도 한발 다가서는 성과로서 받아들이고 이후 또 이와 같은 국가적 의제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그동안 정부는 많은 노력을 했고 연구한 결과도 잘 정리돼 있다"며 "이런 것들이 다음 이후의 개헌 과정에서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잘 정리해서 국회에 제공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가, 시기적으로 정치적 부담이 거의 없는 이 시기에 왜 개헌을 굳이 안하고, 절차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굉장히 많은 부담이 있는 시기로 굳이 미루겠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더욱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적 토론조차도 없다는 것이 아주 정말 답답한 현실"이라며 "나는 우리 사회의 공론이 정치를 죽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정도로 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도록 하겠다"며 개헌 관련 부처와 국민에게 사의를 표시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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