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 공천’ 반발 민주당원 800명 탈당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 씨를 4·25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한 것에 반발해 민주당 당원 800여 명이 11일 집단 탈당했다.

민주당 무안-신안 당원협의회 박성재 사무국장 등 150여 명은 이날 무안군 승달문예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랑스러운 민주당 반세기 역사에 치욕적인 오점을 남겼다”며 “무안-신안 군민들이 김 씨의 출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데도 (당이) 전략공천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 씨의 전략공천이 △김 전 대통령의 명예 실추 △범여권 대통합의 명분에 역행 △공천의 비민주적 행태 △지역 유권자의 민심 확인 절차 무시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김재성 무안군 현경면 당원협의회장은 “이번에 탈당한 당원은 모두 800여 명에 이르며 집단 탈당계를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게 등기소포로 보냈다”며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잘못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김 전 대통령 측에 비상이 걸렸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12일 오전 열리는 김 씨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대거 참석해 지원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홍업 씨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며 “총력전을 편다는 각오로 당 지도부와 이 여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이번에 탈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특정 후보가 가입시킨 ‘종이 당원’들”이라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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