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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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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공방 속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한묶음으로 비판하던 종전의 태도와 달리 공격타깃을 이 전 시장 하나로 일원화하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전날 목포에서 "나는 대세론적인 분위기에 대해 온몸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손 전 지사는 27일 힐튼호텔에서 대우그룹 경제인 출신들의 모임인 대우포럼 초청으로 특강을 갖고 "지금 검증 논쟁이 나오는데 법과 원칙을 얘기한다면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항과 선거법 위반 사항의 뒤처리를 하는 과정에 대해 분명히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언론에 대해서도 "그런 문제(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및 처리 과정)를 제대로 지적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주요 언론들은 잘못하는 '노무현 정권'을 반대해야 하니 그 쪽으로 몰아가면서 선거법 위반 처리 과정에서 사람을 빼돌리는 게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는 왜 안 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지금 (대선주자) 지지율이 과연 정상적 지지율이냐"면서 현재 지지율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말 한 마디 하고 정책을 내놓으면 한나라당의 특정 예비후보 지지율이 그 만큼 올라가는데, 이는 쏠림현상이지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선 "경제를 잘 아시는 여러분들이, 세계를 향해 뛰신다는 분들이 대운하론이 맞는 국가운영 전략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전날에도 이 전 시장의 대세론과 대운하 공약 등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박 전 대표와 관련한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이 같은 '이 전 시장 때리기'에는 자신과 지지층이 겹치는 이 전 시장에게 공세를 집중하는 것이 지지율 답보 상태를 타개할 최선의 방안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손 전 지사와 이 전 시장의 지지층이 겹치는 상황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거품'을 우리가 빨리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전 지사는 '빅2'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클린 이미지'와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표나 당리당략과 관계없이 원칙과 정도를 걷는 정치만 하겠다"면서 "내가 이 나라의 법과 원칙을 세울 수 있고 모범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므로 내가 (대통령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탈당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내가 내 입으로 '경선 승복한다. 떠나지 않겠다' 말해봤자 누가 믿겠느냐. 그래서 사람의 말을 듣지 말고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보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항상 정도를 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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