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뒤져라" 북한, 김정일 생일 앞두고 선물마련 혈안

  • 입력 2007년 2월 7일 17시 00분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4회 생일인 16일을 앞두고 최근 홍콩과 마카오, 중국 주하이(珠海)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대표부들이 선물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매년 생일 때마다 '통치 자금'을 사용해 전 세계 각국에서 선물을 구입해 왔다. 양주, 시계, 양복, 가전제품을 비롯한 고급제품과 쌀, 밀가루, 육류, 콩기름, 사탕, 의류 등 생필품이 주요 목록이다. 이렇게 구입한 선물은 김 위원장의 이름으로 특권 계층에게 하사된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금융제재와 유엔의 대북 금수 결의로 일본과 유럽 등에서 선물을 구입해 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의 북한 대표부가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주재 북한총영사관이 주관이 돼 선물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핵실험 성공으로 북한은 김 위원장의 생일을 더욱 성대하게 치르려고 하지만 힘에 부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카오에서 주하이로 이전한 조광무역도 최근 북한으로부터 각 종 명절선물의 구매 주문이 이어지면서 주하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최근 마카오에 나타난 목적 중의 하나도 부친을 위해 주문해놓았던 선물을 가져가는데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예년에는 김 위원장 생일엔 평양에 외국 정상들을 초청해 성대한 축하연을 열어왔지만 금융제재가 시작된 지난해부터는 각종 축하행사의 규모를 축소하고 참석 인원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마카오 = 연합뉴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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