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의 ‘국토개조’ 무리수

  • 입력 2007년 1월 30일 23시 06분


노무현 대통령이 현재 추진 중인 1단계 국토균형발전 정책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2단계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지금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클러스터, 국제자유도시 등 온갖 이름을 붙여 지역 개발을 남발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나간 토지보상금이 60조 원이다. 이 돈이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었고, 수도권 땅값 집값을 들쑤신 결과가 작년에 겪은 아파트 값 폭등 사태다.

내년 말까지는 50조 원이 더 풀린다. 참여정부 들어 지금까지 결정된 주요 토목건설 투자 규모는 2030년까지 116조 원이고, 올 7월부터 2010년까지 54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천 영종도에서는 작년 말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크기인 ‘경제자유구역’ 580만 평에 대한 토지보상금 5조 원이 풀려 지금도 돈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주변 섬의 땅값도 2∼4배로 오른 실정이다. 대통령은 스스로 ‘토목 대통령’이 아니라고 했지만 달리 적절한 말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사는 현실에서 국토를 고루 이용하지 않으면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책은 시장원리에 맞고 정책 간에 정합성(整合性) 있게 추진돼야 한다. ‘균형과 형평’만 앞세우다 보면 수도권 공장 설립을 막아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세금으로 투기자금을 제공하게 된다. 모든 정책은 균형과 완급(緩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이 커진다.

균형 발전의 명분 아래 사업이 중복 추진되거나 전시용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사업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사후(事後) 성과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혈세가 낭비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4년 동안 정책의 부작용에 따른 경제사회적 비용과 국민 부담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긴 현 시점에서 2020년까지 청사진을 그리는 균형 발전 계획을 내놓을 때가 아니다. 기존 균형 개발의 부작용을 수습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일만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특히 정치적 계산으로 대선용 선심 정책을 끼워 넣다가는 나라를 수렁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그 부담은 두고두고 죄 없는 국민과 차기 정권이 고스란히 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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