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명학자 "미국의 북핵 마지노선 비확산까지 후퇴"

  • 입력 2007년 1월 18일 17시 03분


코멘트
중국의 저명한 외교 전문가인 왕지스(王緝思·59)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18일 "미국은 북핵문제의 마지노선을 핵을 확산하지 않는 데까지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

왕 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초청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한 뒤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쉽게 양보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력을 동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핵확산을 용인할 수 없음은 중국의 `마지노선'이기도 하다면서 "이 마지노선은 더 후퇴할 수 없으며,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할 경우 중국의 반응은 지금보다 훨씬 강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 실험이 대북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고 전제했지만 "중국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나름의 압력행사를 했으며, 이는 북한 사람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원장은 또 "미국 입장에서 이란 핵문제와 북한 핵문제를 놓고 보면 북한 핵문제는 비교적 고립된 문제"라며 "다른 나라들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원치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무장의 속도를 늦추길 원하고 있다"고 말해 미 행정부에게 북핵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데 대한 책임은 미국에게도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제재와 군사 압력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 직접 만나 담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원장은 이어 북·중관계에 언급, "중국은 점진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국가와 국가간 관계로 정상화하길 원한다"면서 "정상적 관계란 군사동맹이나 이데올로기 동맹이 아닌 일반적인 국가와 국가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중국은 냉전시기인 50년 전의 중·북 관계가 아니라 21세기의 중·북관계, 다시 말해 정상적 국가간 관계를 건립하길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층의 외교 브레인으로 알려진 왕 원장은 미국 외교 및 미·중 관계 전문가로,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과 국방대학 객원교수 등을 맡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