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심회 통해 국내정치 개입시도

  • 입력 2006년 10월 29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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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는 북한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 씨와 '일심회'를 통해 5·31 지방선거 등 국내 정치에 개입하도록 지령을 내린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지방선거가 실시된 올 5월 북한은 장 씨를 통해 민노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1·구속) 씨에게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민노당이라도 열린우리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04년 4월 총선 전에는 손정목(42·구속) 씨를 통해 민노당의 총선 출마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최 씨에게 요구해 최 씨가 이를 작성해 손 씨에게 전달했다는 것.

공안당국은 최 씨가 지난해 6월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민노당이 반대하기로 한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장 씨에게 전달했다는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386 운동권 출신인 이진강(43·구속) 씨를 통해 환경단체 간부 김모 씨를 포섭하려 했으며, 최근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치권 및 각계각층의 반응 등에 대해 보고할 것을 일심회 회원들에게 지시했다고 공안당국은 전했다.

공안당국은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동욱화원'이라는 비밀 아지트에서 2003년 이후 이진강 씨와 최 씨, 이정훈(43·구속) 민노당 전 중앙위원이 북한 대외연락부 유기순 부부장과 김정용 과장을 차례로 만나 교육을 받고 지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씨는 "문건을 만든 적도 없고 보고를 한 적도 없다"면서 "지난해 8월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간이 나빠져 약재를 구하러 간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진강 씨도 "장 씨는 회사 상사일 뿐 일심회나 북한 공작원은 전혀 모른다"면서 "환경단체 간부 김 씨와는 청년운동을 함께 하면서 안면이 있긴 하지만 이 사건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공안당국은 올해 8월 사회 노동단체 인사 5명이 중국 선양을 방문했을 때에 장 씨의 주선으로 북한 통일전선부 소속 공작원을 만났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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