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 美하원 “北인사들 만나며 내부폭발론 확신”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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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로이스(사진)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산하 반테러 및 비확산소위원회 위원장이 19일 MSNBC 방송과 가진 전화 인터뷰(본보 20일자 A10면 참조)엔 충격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북한 내부폭발(implode), 김정일 측근 장군들의 쿠데타 가능성….

그의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비확산 분야를 다뤄 왔다는 점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비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11월 초 실시되는 중간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구인 로스앤젤레스 남부 오렌지카운티에 머물고 있는 그와 20일(현지 시간)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시종 신중한 어조로, 단어 선택에 세세히 신경 쓰며 질문에 답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달러 유입 차단에 성공하면 내부폭발할 것으로 점쳤는데….

“나의 느낌이다. 과거 북한 정권에 관여했던 인물(황장엽 씨로 추정됨)의 말도 참고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버지 김일성만큼 존경받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딜레탕트(예술 애호가) 같다는 느낌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매우 도발적이고, 무책임한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김정일이 군인 100만 명과 최측근 장군들에게 (달러 수입을 갖고) 뭔가를 해 주지 않는다면, 그들(최고위 군부)이 김정일을 대체(제거)할 수 있다고 본다.”

―부시 행정부 내에도 같은 생각을 가진 인사가 많은가.

“내 견해는 북한 정권 내부에 있었던 사람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최근 중국의 은행들이 내린 북한 계좌 동결과 추가 압력은 이런 믿음을 더 강하게 했다. 이런 압력은 북한의 장군들 및 정부 내 다른 세력이 김정일 체제에 넣는 압박이 된다.”

로이스 의원은 미국 정부의 판단과 관계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써 ‘자신의 느낌(feeling)’이란 말을 반복해 강조했다.

―그래도 중국이 미국 입맛대로 협조해 주겠는가.

“중국은 북한 핵실험을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김정일의 큰 실수이자 멍청한(foolhardy)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은 북한에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사전에 요청했지만, 이런 상황이 됐다. 중국은 북한에 비판적이다.”

―그래도 중국은 북한 체제에 변동이 생기는 것을 꺼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과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은 ‘김정일이 아닌 북한 정권 내 다른 사람’이 북한을 통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정일 대신 정상적(normal)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을 기대한다.”

―부시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북한 정권 교체(regime change)는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당신은 정권 교체 불가피성을 거론해 왔는데….

“전적으로 김정일의 의지에 달렸다. 영구히 핵 야망을 버릴지, 아니면 그냥 핵 재고품만 포기하는 정도로 넘어가려고 할지에 달렸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는 중국이 (북한 압박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김정일 개인이 합리적 판단을 할지는 모르겠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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