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노 대통령의 MBC 100분 토론' 맹공

  • 입력 2006년 9월 29일 1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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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특집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각종 현안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해 "현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 못 한 실망스런 대담", "국민과 동떨어진 생각" "변명과 집착" 등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노 대통령이 전시 작전통재권 환수 논의 중단을 위한 당 소속 방미단의 활동을 '판 깨기'라며 정면 비판한 데 대해 진실을 왜곡하는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 발언을 정책위 및 상임위 차원에서 분석해 사안별로 반박하기로 하는 한편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방송사 측에 한나라당 대표의 연설기회 마련도 촉구하기로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현안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입장만 나왔다"면서 "사회자를 적절히 컨트롤해가며 자기 주장을 독선적으로 관철시키는 노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에 대한 겸손함을 잃어버린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작전권과 관련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미외교를 '판 깨러 갔다'고 하는 것이나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위 활동에 대해 (일을 제대로 안하고) 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평소 노 대통령이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청와대는 국민의 소리에 전혀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구중궁궐 청와대 안에서는 국민 소리가 안 들리는가"라고 반문한 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이 임명권자의 권한임을 강조한 데 대해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한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하고 국민의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방미단원인 황진하 국제위원장은 '판 깨기' 발언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느끼는 (판 깨는) 장본인이 노 대통령이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고 왔다.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독재에 찬성한 사람들만이 애국한다고 생각하는 오만이야말로 한국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안보문제 가지고도 특유의 편 가르기 하는 언급을 보며 과연 역사 속에서 어떻게 책임지려 이런 망발을 계속하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알맹이 없는 빈 백의 백(白)분 토론이요, 편 가르는데 집중된 나눌 분, 백분(分) 토론이었다"면서 비꼰 뒤 "불과 한 달 전 방송을 통해 했던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은 방송전파의 낭비요, 변명과 집착, 해괴한 논리와 언어로 점철된 소음 공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국가가 올바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야당 대표에게도 반드시 동일한 반론권(차원의 방송 기회)이 주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대변인도 "10% 남짓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억지를 쓰는 것은 상관없고, 40%대의 지지를 받는 야당이 이해를 구하는 것이 오만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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