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합의” 발표후에도 억류 안풀어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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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였다.

동원수산 소속 제628 동원호 선원들의 석방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전해진 것은 29일 오후 8시경(한국 시간).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올해 4월 소말리아 주변 해역에서 소말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동원호 선원들의 석방 협상이 타결돼 현재 석방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동원호 선원들이 그동안 억류돼 있던 오비아 항을 떠난 것은 30일 오후 10시 30분경, 이들이 안전한 공해로 빠져나간 것은 이날 오후 11시 50분경이었다.

동원호 선원들의 석방 협상이 타결된 시점은 29일 오전 4시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말리아 무장단체는 이후에도 석방 막판까지 선원들과 동원수산, 한국 정부의 애를 먹였다. 게다가 현지의 날씨까지 나빠지면서 “실제로 석방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동원수산 측은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후 10시경 해적들을 하선(下船)시키려고 했는데 기상 악화로 30일 낮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6시경 선원들을 억류하던 무장단체원 일부가 소형 보트에 짐을 싣고 동원호를 떠났다. 하지만 나머지 무장단체원들을 태우고 가야 할 보트가 4시간 이상 동원호로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10시가 조금 지나 다시 보트가 동원호로 접근했고 10시 30분경 나머지 무장단체원들이 동원호에서 보트로 옮겨 탄 뒤 동원호는 드디어 오비아 항을 출발해 공해로 향했다. 이번 석방 협상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소말리아 군벌인 모하메드 압디 아프웨니 산하의 무장단체가 장기간 단일 협상 조건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었다.

동원수산은 납치 한 달째인 5월 현지의 대리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으나 무장단체 내부에서 협상 조건을 놓고 심각한 내분이 벌어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동원수산은 6월에 한국인 협상 대리인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보냈다. 무장단체가 소말리아 내에서 협상을 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상은 소말리아의 무장단체와 두바이에 있는 동원수산 측 대리인의 전화 통화로 이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29일 협상이 타결됐고 30일 석방으로 이어졌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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