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청렴위, 공직자들에 골프제한 지침

  • 입력 2006년 3월 23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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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 골프파문에 이어 국가청렴위원회의 23일 공직자들의 골프제한 지침으로 사실상 공직자 골프 금지령이 내려지자 이번 주말 골프 모임을 가지려던 공무원들의 부킹 취소가 잇따랐다.

중앙부처의 한 고위간부는 23일 "동창들과 분기에 한번씩 갖는 모임이 이번 주말에 있었지만 동창들이 먼저 '부담스러우면 미루자'고 해서 취소했다"며 "직무관련자가 아니라 문제될 것은 없지만 아예 조심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부킹을 지인에게 넘겨줬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도 고위 공직자들의 골프 모임 취소가 계속됐다. 한 기관장은 "모처럼만에 부하 직원들과 모임을 마련했지만 분위기상 뒷말이 날 수 있어 자제하기로 했다"며 "다른 기관장들도 비슷한 사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보라컨트리클럽 김진훈 상무는 "이 전 총리의 골프파문 이후 공직자들의 골프장 출입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오지 않고 있다"며 "공직자들이 주말과 휴일에 부킹 부탁 전화를 해오던 것이 일절 사라졌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공직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엄격해진 골프 금지령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규정상 문제가 없다면 골프를 계속 치겠다는 소신파 들도 눈에 띄었다.

경상남도의 한 간부는 "일요일인 26일 과거 모시던 상관 및 동료와 라운딩을 약속했다"며 "신경은 쓰이지만 업자나 업무관련자들이 아니어서 취소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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