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안개 걷히는 평양의 아침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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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향산의 가을묘향천이 흐르는 계곡의 산등성을 곱게 물들인 묘향산의 단풍. 가을 바람에 뎅그렁거리는 국제친선전람관 처마의 풍경 소리만큼 그윽하다.
묘향산의 가을
묘향천이 흐르는 계곡의 산등성을 곱게 물들인 묘향산의 단풍. 가을 바람에 뎅그렁거리는 국제친선전람관 처마의 풍경 소리만큼 그윽하다.
평양 관광은 어떤 일정이 좋을까.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평양·묘향산 관광’(10월 22∼25일)을 통해 이 코스를 점검했다.

평양 사흘(2박), 묘향산 하루(1박)의 3박 4일 일정. 서해직항로로 인천과 평양을 오가는(이륙 후 55분) 국적기를 이용해 여유가 있었다.

현지 교통수단은 일제 중고 관광버스다. 들른 곳은 주체사상탑, 개선문, 인민대학습당, 역사박물관, 만수대창작사, 민예전람실, 동명왕릉과 정릉사, 만경대고향집(김일성 주석) 등. 아리랑과 평양교예단,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의 공연 관람도 있었다. 묘향산의 하루 일정은 만폭동계곡 트레킹(1시간 30분)과 보현사 답사, 국제친선전람관 관람으로 진행됐다.

대동강 양각도 호텔 37층 객실에서 내려다본 평양의 아침. 자욱한 가을 안개에 묻힌 건물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뚝 솟은 삼각형 건물이 공사가 중단된 유경호텔(105층)이다. 평양=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대민 접촉은 허용되지 않는다. 일정 중에는 지하철과 궤도전차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으며 거리를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다. 사진 촬영은 방문지로 제한하고 호텔도 주민과 접촉하기가 쉽지 않은 섬에 있다. 2년 전 평화항공여행사의 관광단이 보통강변에서 조깅을 즐겼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식사는 주로 숙소(양각도호텔 향산호텔) 식당을 이용하며 점심에 맛집을 들르는 방식. 맛집은 민족식당(불고기)과 평양단고기집(개고기). 대동강변 옥류관은 이번에 빠졌다.

이 일정을 점수로 매긴다면 85점을 줄 만하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북한 관광은 ‘금단의 땅’을 찾는 것이다. 어디를 간다 해도 호기심을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 들르는 곳이 대부분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곳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이 역시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추가한다면 단군릉이 있다.

묘향산은 서산대사와 사명대사의 수행처이며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대찰 보현사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국제친선전람관도 세계 각국의 진귀한 공예품을 볼 수 있는 초대형 박물관이다.

평양지하철, 궤도전차와 무궤도전차(전기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평양 거리를 활보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 술로만 보내야 하는 단조로운 나이트 라이프도 옥에 티다. 고구려 유적 탐방 일정도 더 길었으면 했다. 북한 여행 정보는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www.knto.or.kr)에있다.

평양=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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