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열린우리 홈페이지에 ‘당내 중구난방’ 질타 편지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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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연합]
노무현 대통령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7일 “낙선한 원외 인사의 정부 내 기용을 놓고 대통령이 여론의 매를 맞고 있으나 이는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 달 창간 예정인 열린우리당 웹진 ‘우리진’에 기고한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내가 몸담았던 정당은 영남에서 지지가 없다보니 명망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선거 때면 인물 없다는 소리를 듣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는 여당 원외 인사의 정부직 기용이 특정 지역에서의 여당 지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또 “당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라의 정치 전체가 어려움에 빠진 것 같다. 대통령의 역량부족 탓인가 싶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당의 무질서와 4·30 재·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 인책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흔들렸던 열린우리당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강하게 질타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중구난방은 다르다. 지도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도력을 행사하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지도부의 임기(2년) 보장을 촉구했다.

현재의 문희상(文喜相) 당의장 체제 중심으로 향후 2년을 관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 장관 등 차기 대권 주자들의 당 조기 복귀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당내 유력한 차기 후보군들이 조기에 부상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을 재촉하는 상황을 용인치 않겠다는 함의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앙당의 기능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조직중심’의 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 의장은 최근 당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직을 신설해 3선의 배기선(裵基善)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원내정당화 시기상조론’을 편 것은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창당 당시 조직 중심의 과거 정당 체제가 정치자금 수요를 가중시키는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비판하며 원내정당화를 표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옛날 방식의 당 기능 강화는 퇴행적인 접근”이라는 비판론이 나온다.

▶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전문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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